[갈릴리 칼럼]

[한마음 칼럼] "흩어지기 위한 예배"

농자천하/ 2019. 5. 4. 18:43

 

흩어지기 위한 우리 예배

우리는 지난 2008년부터 예배의 갱신을 위해 전력을 다해 왔다. 고맙게도 우리 개혁주의교회(장로회교회)의 개혁자 존 칼뱅의 예배 개혁과 개신교 최초로 ‘예배서’를 집필한 스코틀랜드의 개혁자 존 녹스의 예배를 따라 우리 교단 총회에서도 예배서를 새롭게 발간하여 권하지만, 교단 소속 교회들의 반응은 여전히 깜깜하다.

개혁주의교회 본래의 예배는 <말씀>과 <성찬>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 이는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엠마오의 예수님으로부터 시작되어 초기교회가 매 주일 드렸던 예배이다. 종교개혁가 루터와 칼뱅도 특히 성찬에 대하여 이렇게 강조하였다. “매 주일 성찬을 하지 않는 것은 교회를 무너뜨리는 사탄의 가르침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 개신교 초기의 미국 선교사들은 당시 미국 교회에 유행한 ‘예배 파괴운동’에 영향을 받은 이들이었다. 그런데 정작 미국 장로회교회는 존 녹스의 예배서와 ‘리마 예식서’를 토대로 이미 30여 년 전에 예배를 회복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82~1986년까지 5년 동안의 긴 노력 끝에,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교회의 공통분모가 ‘말씀’과 ‘성찬’으로 구성된 예배라는 사실에 고무되어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신앙과 직제위원회에서는 온 세계 교회가 일치할 수 있는 예배를 복원하여 ‘리마 예식서’(Lima liturgy)를 출간한다.

이는 근 1천5백 년 동안 분열되어 있던 세계 그리스도교가 최초의 일치를 이루어낸 놀라운 성과로 예수 그리스도님 안에서 한 몸을 이루게 하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구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회를 마치면서 예배(미사)의 많은 부분을 리마 예식서를 따라 갱신하였지만, 한국 개신교는 그것이 오히려 자신들의 예배임을 망각한 채 여전히 초기 미국 선교사들의 약식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

무지한 이들이 의아해하건 말건 우리는 우리 개혁주의교회 본연의 예배를 회복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그러한 우리의 예배는 단연코 ‘우리의 인격과 삶과 노동에서 나오는 영성을 예수께로 조율(tuning)하시는 은총의 현장’이다! 우리의 예배는, 한 주간 동안 세상에서 살면서 우리의 ‘표준음’이신 갈릴리 예수님에게서 어긋난 우리를 본래의 소리를 본래대로 내는 예수님의 악기로서 선교적 삶을 살도록 성령님께서 우리를 고치고 조율하시는 긍휼의 시간이다.

그런데 이는 ‘모이는 일’에 자신의 목적을 두어 결국 부패하게 되는 교회에서는 불가능한 예배이다. 도리어 다시 조율된 우리를 당신의 세상으로 ‘흩어지게 하시는’ 예수님을 본받아 따르려는 교회여야만 가능한 예배이다. 바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이다. 그것은 ‘선교하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 자체가 처음부터 복음 선교를 위해 존재하는 너무나 당연한 성서 본래의 예수교 교회이다.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는 2백5십 명이 넘는 세례교인을 도시로 내보냈다. 우리는 이렇게 ‘흩어져 나간’ 이들과 함께 한마음을 이룬 교회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계속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