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칼럼]

[한마음 칼럼] "양심은 민족의 소금!"

농자천하/ 2019. 8. 10. 22:00

한마음 칼럼 : “양심은 민족의 소금!”

인천광역시의 제물포고등학교는 1954년에 개교한 학교이다. 이 학교가 정말 놀라운 것은 1956년부터 ‘시험감독이 없는 학내 고사’를 오늘날까지 무려 63년째 시행해 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학교 홈페이지를 보면 ‘무감독시험’의 유래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당시 길영희 초대 교장은 남다른 교육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무감독시험’을 전격 시행한다. 첫 번째 무감독시험에서 전교생 569명 중 60점 이하의 낙제생이 53명이었다. 길 교장은 전교생 앞에서 이 학생들을 크게 격려하였다. “양심을 저버리지 않고 낙제를 택한 제군들이야말로 믿음직한 한국의 학도들이다! 다음에 좀 더 열심히 노력하여 진급하도록 하여라.” 그 결과 다음 학기에는 모두 분발하여 전원 진급하게 되었다고 한다. 해마다 모든 신입생을 사전 교육하고, 선배들의 경험을 듣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다음 ‘신입생 무감독시험 선서식’을 거행한다.

[선서문] : “저희는 제물포고등학교 학생임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선배들이 쌓아올린 전통을 이어받아 부끄럼 없는 이 학교의 학생이 되고자 합니다. 이에 이 학교의 생명과도 같은 무감독시험 및 개가식 도서관 운영 정신에 따라 앞으로 실시될 모든 고사 및 도서관 이용에 있어서 그 정신에 위배 되는 일체의 행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양심이 나와 국가를 지키는 근본임을 알고 굳게 믿으며 양심에 저촉되는 단 하나의 행동도 결단코 하지 않을 것을 엄숙히 선서하며 만일 위배 되는 일이 있을 때는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그리고 모든 고사 시간 시작 전에 전교생이 이런 구호를 외친다. “무감독고사는 양심을 키우는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무감독고사의 정신을 생명으로 압니다. 양심은 나를 성장시키는 영혼의 소리입니다. 때문에 양심을 버리고서는 우리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다!’”

그리고 학교 홈페이지에서는 이 무감독시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시대는 극심한 생존경쟁의 세태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과 결과만을 추구하게 함으로써 사람들을 맹목 성공의 환상으로 몰아가고 있다. 존재의 본질을 성찰할 수 있는 바람직한 인간, 깊이 알고 이해하며 옳고 바르게 행동할 수 있는 양심적 참 인간의 육성이야말로 이 시대 교육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놀랍고 한없이 부끄럽고 또한 탄식을 금할 수 없으며 정말 부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는 오히려 전국의 신학교나 신학대학교에서 했어야 하고 지금도 당연히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탈법과 편법과 요행수를 도리어 하나님의 은혜라고 진짜로 그렇게 여기는 오늘날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의 몰락은, 시험 때마다 커닝이 난무하는 신학교 교실들에서 이미 자라나고 있다.

제물포고등학교의 교훈은 우리를 더욱 아프게 찌른다.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



/계속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