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칼럼]

[한마음 칼럼] 나는 왜 농목으로 사는가? 7

농민만세 2019. 10. 6. 06:30



한마음 칼럼 : “왜 농목으로 사는가? 7”
  
강북제일교회 보아스 남선교회 집사님들의 선교비 후원과 축호전도는 이후에도 몇 년 더 지속되었다. 동시에 참여하시는 남선교회 회원 집사님들의 수도 많아지고 나중에는 아예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전도 모임으로 발전하였다.


그동안 교회 일에 소극적이었던 남편 집사님들이 이렇게 바뀌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하였다. 그렇게 큰 교회에서 남선교회 모임에 임원 대여섯 명 정도 참석했었는데 이제는 모이는 수가 열 배도 더 늘었고 ‘농촌교회 돕기’라는 보람 있는 목표가 생겨 모임이 큰 활기를 얻었다고 하였다. 시작할 때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 집사님들과 ‘농-도 교회의 유기적 관계’라는 목표를 정한 것이 옳은 일이었다. 농촌의 작은 교회가 대도시의 대형교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 때쯤이었다. 어느 날 저녁, 울리는 전화를 받고 보니 면소재지에서 서로 지나치며 인사를 나누던 어떤 분이었다. 지금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있으니 와서 저녁 식사나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생각도 못한 전화를 받고 서둘러 가 보니 면소재지의 유지 분들 다섯 분이 함께 있었다. 차츰 분위기가 무르익자 매우 조심스러워 하며 두 가지를 이야기해 주셨다.


우선은 이렇게 지역사회 봉사를 아끼지 않고 하는 목사도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랍다면서 연신 고맙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다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더 걱정되고 염려스럽습니다. 이렇게 열심을 내다가 목사님이 오히려 곤란한 일을 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인 즉 우리 남면 지역사회에 수십 년 동안 해악을 끼치는 자들이 있어 여러모로 걱정을 해 왔는데 하필 그들이 장로교회와 감리교회에 많이 모여 있더라고. 그래서 애꿎은 교회나 죄 없는 교인들과 아무것도 모르고 온 목회자들이 욕을 먹더라는 것이었다.


그 외에 차마 여기에 다 옮겨 놓을 수 없는 기막힌 사연들도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나는 내 나름 마음먹고 있는 일들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이렇게 이야기를 마무리해 주셨다. “목사님 말씀을 듣고 보니, 마음이 놓입니다. 우리가 비록 교회는 못 나가지만 다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모쪼록 우리 지역사회를 위해 애써주십시오.”


어느새 늦은 밤이 되어 캄캄한 밤길을 걸어 혼자 돌아오는데, 나는 가슴이 벅차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밀려 왔다. 목회자들이라고 해서 다 이렇게 속절없이 자신이 보내심을 받은 지역사회를 제 몸처럼 끌어 앉고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사례비 꼬박꼬박 잘 받고 또 자식들 괜찮은 사택에서 걱정 없이 키우면 하나님의 크신 은혜라고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들도 나름 보내심을 받은바 소명을 다하고 있는 것일 터이니 말이다.


오히려 가진 것이라고는 맨손뿐이면서, 감히 보내심을 받았다고 뭐든 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이런 무모함이 어리석은 것이 아닐지. /계속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