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제, 아주 훌륭한 진단과 로드맵 제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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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삼
총선예측은 천기를 누설할까봐 글을 쓰지 않지만 북핵 문제는 거의 천기인 수준인데도 글을 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핵문제가 비핵화와 종전협정, 교류라는 아름다운 그림으로 끝나기 위해서는 북미 간의 신뢰가 필수이다. 그런데 이것이 매우 어렵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직접 대면으로 신뢰가 쌓이든 듯 하지만 민주주의 프로세스를 거치는 미국에서 조야가 그 신뢰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첫발이 나가지 않는 것이다.
그 다음은 북한이 교류를 하면서도 체제를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북한이 개방하지 않고서는 국력을 기를 수 없고 국력이 없을 시에 핵무기 없이 자기 방어가 불가능하다. 남한의 원심력을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북한이 핵이 없고 무력이 약할 때 남한과 미국이 북한 공작(평화적 전복 공작) 유혹을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
비핵화 종전협정이 성취하기 힘들다면 이해당사자 각국의 차선책은 무엇일까? 우선 남한은 평화적 현상유지가 가장 큰 이익이다. 북한이 더 이상 비대칭전략무기(핵무기, ICBM, SLBM)을 개발하지 않는 선에서 지금과 같은 평화적 분위기에서 현상유지를 하는 것이다.
미국의 차선책은 미국에 도달할 ICBM과 SLBM을 폐기하고 핵활동을 동결한 선에서 남북 간의 제한적 교류를 허용하는 것일 것이다. 교류의 방향을 남한에 국한시킴으로써 교류 허용에 대한 미국 조야의 반대를 넘고 또 중국으로 경사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차선책은 현재 상황에서 핵활동을 동결한 선에서 중국과의 일정한 교류를 허용받는 것이다. 핵활동을 동결했지만 핵무기와 ICBM이 있기 때문에 남한과 미국이 전복공작을 하기 힘들다. 중국과의 교류가 있을 시에는 생존은 보장된다. 자신의 상품을 중국 이외의 곳에는 팔 수 없어 경제적 번영은 힘들지만, 이미 진행된 시장화의 영향으로 자연자원 뿐만 아니라 값싼 노동력을 통한 공산품 위탁 가공을 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이 어떤 정책을 세우든 북한이 미국과 남한에 경사되는 것을 막고 자신에게 의지해야 하는 선에서 붕괴되지 않는 것이 차선이다.
트럼프의 평화적 현상유지에 대해 미국 조야에서 반대가 크지 않는 것을 보면 이는 북한의 핵공격 능력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타격 능력이 없더라도 핵무기를 탑재한 ICBM이 미국 어디든 도달하여 지상이든 공중이든 폭발하면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멕시코와의 전쟁을 끝으로 미국 본토가 한번도 대규모 군사적 공격을 받아본 적이 없는 미국으로서는 이 공격 능력이 잠재적으로 큰 위협이 된다.
평화적 현상유지는 남한에게 가장 큰 이익이다. 지금은 남한이 전략적 목표를 이룬 셈이다. 비핵화, 종전협정, 북한개방과 교류라는 최선의 목표가 얻기 쉽지 않는 것이라서... 문제는 북한이 지난 2년 간의 경험으로 이런 우리의 전략적 목표를 간파했다는데 있다. 이 현상유지 정책은 그 전략이 드러나는 순간 깨지는 정책이다. 현상유지가 목표가 아닌듯이 비핵화와 교류를 목표로 무언가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해야만, 그것도 진심을 다해 시도해야만 얻을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정책이다.
올해는 더 대담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평화적 현상유지를 지속해야 하고 혹시 더 큰 진전을 이루면 더 좋다. 그러나 조급하게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여 북한의 전략적 목표(핵유지 하에 제한적 교류)를 이루어줄 듯한 착각을 일으키면 안되고 미국의 조야에 남한이 북한에 지나치게 경사되어 있다는 여론이 만들어지게 하면 안된다. 미국과의 갈등도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그때마다 한발 한발 진전할 수 있는 갈등이어야 한다. 지나친 갈등은 한발 내딛으려다 2보 후퇴하게 되고, 미국에 지나친 저자세는 평화적 현상유지라는 우리 전략이 바로 깨진다.
그럼 평화적 현상 유지와 일보일보 전진은 무엇을 추구하는가? 동서대결에서 동독과의 교류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으로 신뢰를 구축한 서독의 방법이다. 1,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의 의심을 지속적으로 받던 서독이 이렇게 신뢰를 지속적으로 구축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운신의 폭을 넓혔고 소련으로부터는 소련 이후 평화적 이행의 담보자가 되었고 동독으로부터는 나라를 내 주어도 학살, 투옥, 압제 없이 누구에게나 좋은 기회를 줄 희망을 심어주었다.
우리는 북한과 교류하여 북한의 큰 경제적 위기와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장기적으로 북한에 어떤 급변 사태가 있더라도 이를 평화적으로 수습하고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한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 목표로 올해는 미국과 갈등과 설득의 한 해가 될 것이다. 물론 이런 어려운 일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굴종하고 전쟁 위기를 획책하고 북한과의 대결을 조장하여 권력을 빼앗으려는 하는 자들을 총선에서 확실히 패배시키고 적어도 앞으로 10여년 이상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