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람과 경외/나의 골방
<너무 일찍 나왔다>
농자천하/
2020. 4. 15. 19:49
교회당 남향 층계참에
봄볕이 따뜻하다
창문틀에서 뭔가 꼼지락거려
말벌 한 마리가 죽어간다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봤지만
최후의 순간을 맞았다
동료가 날아왔다
훌쭉한 게 갓부화한 말벌
벌집 만들고 번식을 시작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이 주어졌지만
아직 쌀쌀한 밤기온은 가혹하다
너무 일찍 나왔다, 잘못이라면 그거다
언제든 카나리아가 가장 먼저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