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칼럼] 나는 왜 농목으로 사는가? 63
한마음 칼럼 : “농목으로 사는 이유”
새 교회당에 입당 후, ‘한마음교회’로 새역사를 시작한 다음 2015년 1월, 교회당 건너편에 있는 830평의 밭 주인을 찾아가서 지역 발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교회 목사가 농사짓는다는 소문을 들은 마을 어르신 몇 분이 더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텃밭을 맡겨서 전체 규모가 1천 3백 평이 되었다. 이후 3년 동안 온갖 다른 일들에 휘말려 고군분투해야 했지만 내가 혼자 농사지을 수 있는 딱 적당한 규모라는 것을 알았다. 면 소재지에서 몽산포 바다 쪽으로 밋밋하게 열린 ‘주루골’의 한 편에 있는 밭이었다.
이 지역사회에 보내어진 한 사람의 ‘복음 전도자’로서 내가 고려한 것은 다음 몇 가지였다. 우선 지역주민들과 괴리되어 있는 목회자가 아니라 제대로 우리 지역사회의 주민이 되려는 것인데 이것이 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그렇게라도 하여 그동안 교회에 대해 너무나도 잘못 알고 살아온 주민들과, 그들 가운데에서 수십 년 살아온 우리 교인들의 삶의 현실을 이해하고 그들의 일상언어로 우리의 복음을 말하여 알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절박감이었다.
우리의 그리스도 예수님처럼 성육신(成肉身) 곧 ‘화육(化肉, Incarnation)’하지 않는 진리는 처음부터 거짓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리스도 예수님을 자신들이 전하는 복음이라고 선전하면서 정작 자신의 몸과 삶을 던져 세상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니?!
다음은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농촌교회와 농촌 교인들이 처한 실질적인 노동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거기로부터 나오는 우리의 신학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농민, 농업, 농촌사회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신학적 통찰을 해보자는 것으로, 이는 이상할 정도로 오늘까지 그 누구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일이다.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농촌 신학?’ 또는 ‘농민 신학?’이 거의 한 번도 제대로 이야기된 적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이리도 지난한 농촌문제에 대하여, 보다 실질적인 현장의 대안을 찾아내면서 직접 시도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것은 우선 우리의 농촌 교인들이 겪고 있는 매우 비효율적인 농작물 생산을 개선해 보고, 다음은 제대로 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보려는 것이었다. 나아가 지역민들과 함께 우리 지역사회의 천혜의 자연자원과 지리적 위치를 활용하여 가족형 휴식 및 농촌체험학습장을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우리 마을에는 250m 반경에 면소재지의 각종 지역사회 기관들과 논, 밭, 늪지, 방풍림 솔숲, 모래 갯벌, 얕은 해수욕장이 있다.
임대한 1천 3백여 평의 밭에 가장 적당한 농작물을 찾아야 했다. 밭이 위치한 곳의 기후-토양적 특성을 알기 위해 농업진흥청에서 전국의 농토를 전수 조사하여 ‘최적의 농작물’을 찾아 볼 수 있게 만든 ‘흙토람’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였다. /계속 (聾)
*** 참고 : 흙토람 (rda.go.kr)
흙토람
soil.rd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