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칼럼] 나는 왜 농목으로 사는가? 80
한마음 칼럼 : “농목으로 사는 이유”
우리 충남도에는 15개 정도의 시군 귀농귀촌협의회가 있는데 이처럼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공식화한 것은 예산군 협의회와 우리 태안군 협의회가 최초였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당연히 우리 지역사회가 밀려드는 귀농인들을 잘 정착시키는 일에 좀 더 공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017년 연말, 태안군 실내체육관에서 태안군민 210여 명이 한데 모여 ‘태안군의 미래 발전 방향’을 주제로 하는 「태안군민 원탁토론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사전에 조사한 내용이 발표되었는데, ‘태안군 주민으로서의 삶의 질’에 대해 부정적 답변의 이유는 당연하게도 교육 문화 교통 의료 등 생활 필수시설의 부족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한 가지뿐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태안군 거주 인구수’이다. 교육 문화 교통 의료 등의 시설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충족시켜 줄 만큼 충분히 늘어나려면 우선 인구가 충분해야만 한다는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그렇지 않은가? 예를 들어, 농촌 지역의 지자체 주민들의 큰 고충 중 하나는 너무 열악한 대중교통 사정이다. 요즘 우리 태안군 노선버스 중 일부는 25인승 버스로 축소하여 운행하고 있다. 대중교통을 확충하라고 아무리 군민이 나서서 요구한들 당장에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데 누가 버스를 확충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는 우리 태안의 인구가 충분히 늘어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 아닌가? 교육 문화 의료시설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전국 농촌 지역 지자체들과 주민들은 귀농 귀촌인들을 받아들이고 정착시키려고 상당한 예산과 노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우리 태안군의 경우 그에 비하면 의아스러울 정도로 귀농 귀촌인들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없다. 자신과 자녀들의 삶의 질 향상을 해결할 실질적인 열쇠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태안군민들과 태안군이 나서서 노력해야 하는 일을, 귀농 귀촌인 자신들이 우선 작은 일부터 해 보자는 것이었다. 신규 귀농 귀촌인들의 태안 정착을 동료요 이웃으로서 우선 우리끼리 서로 돕고 협력하여 함께 해 보자는 가상한 뜻이었다.
짐작했겠지만, 이 일은 당연히 농촌 지역 교회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태안군 내의 교회들이 자신들을 위해 전적으로 나서서 해야 하는 일 아닌가? 초기교회로부터 교회의 최우선 덕목은 ‘이방인에 대한 환대’라는 것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성서의 가르침 아닌가? (출 22,21) “너희는 너희에게 몸 붙여 사는 나그네를 학대하거나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나그네였다.” (마 25,35) “너희는, 내가 나그네로 있을 때 영접하였다.”
그런데 사실, 현실에서는 여기에도 하나의 함정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경우 환대가 도리어 해가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기 하기 때문이다. /계속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