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분노는 절망에 시간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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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대 시인
< 큰스님요, 한잔합시다 - 절망에 시간을 주지 말거라 >
- 큰스님요, 진단과 처방이 너무 많아서 처방대로 약을 다 먹으면 약중독으로 죽을 거 같아요.
- 병원 다니냐?
- 아뇨. 병원에 다니기도 하지만 지금 드리는 말씀은 병원 얘기가 아니라요.
- 그럼, 그게 무슨 말이냐?
-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백 사람이 백 가지 진단을 하고 백 가지 처방을 내놓고 있어요.
- 너, 민주당이냐?
- 아뇨, 저는 단지 오세훈이나 박형준 같은 거짓 비리 투기 사기 개발꾼들에 대해 분노하는 사람들의 절망을 얘기하는 건데요.
- 아직 분노할 것이 많은 세상인데 절망할 시간이 어디 있다고 그러느냐?
- 네?
- 절망하는 사람의 분노는 가짜 분노다. 깊은 분노는 절망에 시간을 주지 않는다. 차라리 이렇게 말하고 싶구나. 희망하는 사람의 분노만이 진짜 분노다. 바탕에 희망이 있는 분노만이 진짜 분노다. 87년 6월 항쟁으로 세상이 온통 뒤집히고 바뀔 것 같았지만 뒤집혔더냐?
- 무슨 말씀인지요?
- 6월 항쟁 이후 마치 다 이루어질 것처럼 들떴는데 누가 대통령이 되었냐, 노태우라는 군부 쓰레기가 대통령이 되었잖느냐? 815해방의 열매는 미군이 따먹고, 419혁명의 열매는 박정희가 따먹고, 80년 봄의 열매는 전두환이 따먹고, 6월항쟁의 열매는 노태우가 따먹고, 촛불항쟁의 열매는 오세훈 박형준 같은 것들이 따먹고 있다.
쉽게 뒤집히지 않는다. 쉽게 뒤집히는 세상은 잘못된 세상이 아니다. 그런 세상은 뒤집을 필요 없이 그냥 만족하고 개돼지처럼 살면 된다. 어따대고 절망 따위의 말을 하는 게냐. 지금 세상이 굉장히 못돼먹은 세상이라면 굉장히 못된 만큼 어렵게 어렵게 어렵게 고통스럽게 뒤집힌다.
쉽게 발라당 뒤집히면 또 쉽게 다시 발라당 도로 뒤집혀 처음으로 돌아가는 법이다. 네가 말하는 오세훈이나 박형준 같은 투기 개발 사기꾼들의 지독한 연대의 뿌리에 칼을 대려면 아직 한참 더 땅을 파 내려가야 한다. 절망 같은 헛소리할 시간에 땅을 파라캐라.
- 그럼 곡괭이나 삽 한 자루 사 주시든지요.
- 흐이구, 미친놈...
- ㅋㅋㅋ 스님요, 모처럼 절에 오니 기분이 좋네요. 그 고기하고 술이나 한잔 내놔봐요. 씨바~
- 이노무새끼가 또 지랄하기 시작이구나. 내가 너 때물로 명대로 못 살겠다.
- 그럼, 고마 사시고 이 절을 제게 주시든지요.
- 아주 정말 미친놈이구나, 정신병원에나 좀 다니거라. 금강 스님 불러야겠다.
- 아아아아~ 아뇨, 아뇨, 저 저 밑에 내려가서 술 한잔하고 올라올게요. 이따 봐요...
- 이놈아~ 거기 가지 말고 나 따라오니라, 뒷방으로 가자.
- 헤헤~
[선 긋기]
하늘에 푹 빠진 새
겨울을 깊이 난다
한 마리
두 마리
산을 넘는다
노래에 날개 있다면
나도
가리
만져지지 않는 허공 긁으며
아픈 선 한 줄
타는 노을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