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와 유리된 사람들?" / 한국개신교 얘긴 줄,,,
https://www.facebook.com/1023346992/posts/10224183048456935/
/ 성우제
세상사와 유리된 사람들
최재형씨의 가족 애국가 사진. 여러모로 흥미롭다. 저런 가족 행사를 한다는 것도 그렇고, 나라가 발전한다면 애국가를 천번이라도 부르겠다는 것도 그렇고. 그러나 여기까지는 개인 생각이고 남의 가정사이니 시비 걸 일은 없겠다.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과 가족이 저걸 자랑이라고 거리낌없이 공개한다는 사실이 우습지도 않다는 건데.
이쯤에서 오버랩되는 일 두 가지. 이회창씨의 "고대 나와도 기자 해요?" 발언. 어디 잡대 출신이 '우리의 리그'에 낄 수 있느냐는 생각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낸 것. 우리 회사 정치부 선배는 저 말을 전하면서 "이회창씨 어렵겠네"라고 했다.
또 하나는 과거 서울대 모 총장. 우리 회사 어느 부장이 새로 부임한 서울대 총장을 인터뷰하고 와서는 재미있다고 들려준 이야기. "야, 그 총장이 연대와 고대를 시중에 스포츠 잘 하는 대학들이라고 하더라.". 연고대를 언급하며 질문을 해도, 함께 거론되는 것조차 불쾌하다는 듯 이름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했다. 말하자면 대학정책이고 뭐고 간에 스포츠로 인기 끄는 대학들 하고 협의할 일은 없을 거라는 얘기.
저들은 평생을 저런 생각으로 살아왔으니, 앞으로 변할 리 만무하다. 사소한 일도 자기들이 생각하는 것은 늘 옳다 여기고, 남들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스스로 쳐놓은 울타리 안에 갇혀 산다. 말하자면 '셀프 유폐'. 저러니 저 나이 먹고도 정작 바보가 된 사람들이 자기들인 줄도 모른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그게 부끄러운 일인 줄도 모르니 "애국가 천번이라도 부르겠다"는 후속타가 나오는 거고. 자식들 군대 빼돌리는 게 내가 속한 계급에서는 늘상 하는 일이라 죄책감 따위는 안 갖는 것과 비슷한 맥락. 야당 대표시절 차기 대통령으로 사실상 낙점되었다는, 대쪽 판사 출신의 이회창씨가 결국 실패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뼈에 새겨진 엘리트주의. 아까운 인물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