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칼럼] 교회, 또 하나의 생태계 3 - 무엇에 부요한 교회인가?
한마음 칼럼 : “교회, 또 하나의 생태계 3”
지난번 칼럼에서 우리 교단의 가장 기본적인 통계 수치를 살펴보았다. 전체 9천421개 교회 중 100명 이하의 작은 교회 수가 그 70%인 6천594개 교회였고, 더구나 전체 교인 약 2백36만 명 중 그렇게 작은 교회에 모이고 있는 수가 역시 그 70%인 약 1백65만 명이었다. 소위 재정 걱정이 없는 100명 이상의 교회들에 모이는 교인 수는 겨우 30%로 71만 명이다.
그런데 이 분석에 대해 몹시 타당한 이의를 제기하는 분이 계셨다. 작은 교회의 기준을 교인 수 100명으로 잡은 것은 이미 지난 시대의 일이고, 최근의 현실에서는 교인수 50명을 작은 교회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긴 농어촌교회에서 50명 이상만 모여도 큰 교회 축에 드니 옳은 말씀이 아닐 수 없다. 다시 통계 수치를 계산해 보면, 2021년 현재 우리 교단의 전국 교회 중 불과 50명 이하의 교회는 무려 53.5%나 된다. 그런데 노회나 특히 총회의 정책이나 의사결정에서 이들은 철저히 배제되고 다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수백 명 이상 모이는 교회들은 거의 해마다 장로 집사 권사 임직식을 하면서 노회 내의 모든 교회들에 빠짐없이 초청장을 보낸다.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임직식을 할 일도 없는 작은 교회들은 매번 결코 적잖은 금액의 축하금을 내줘야 한다. 그래서 몇 년 전 어느 자리에서 대 놓고 말했다. “거참! 큰 교회들은 제발 자기들끼리 좀 하슈! 그나마 작은 교회들은 임직식 한 번도 못하는 처지인데 매번 남의 교회 임직식에 불려가서 축의금 내니, 이 무슨 부당한 처사란 말이오?!”
그러면 교회 크기 별로 전체의 연 예산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을까? 구체적인 통계수치는 없으나 전체 평균치를 계산해 볼 수는 있다. 우리 교단 1년 총예산액이 1조 3천8백억 원이고 교인 수는 2백 36만 명이니까 교인 1인당 연 평균 헌금액은 58만 5천원이다. 보통 항존직은 이에 10배 이상임을 고려하면 일반 교인들의 헌금액도 대략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리하여 50명 이하의 작은 교회들은 평균 연 예산이 2천9백25만 원 정도이지만, 100명 이상의 교회들은 교인 수가 많아질수록 대도시에 위치한 교회들이므로 교인 1인당 헌금액은 농어촌교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소득수준에 따라 많아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요 몇 년 동안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작 헌금이 줄어 큰일이라고 비명을 지르는 교회는 오히려 그동안 모자람 없이 흥청거리던 큰 교회들이라고 한다. 작은 교회들과 목회자들은 이미 허리띠 어지간히 졸라매고 살아온 살림살이라, 그러려니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목회자 사모들이 나가 벌어서 근근이 아이들 가르치며 사는 걸 당연시 했고, 코로나로 예산이 더 줄자 이제는 목회자들이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그들의 절절한 이야기와 교회의 관계는 다음에 다시 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점점 더 탈종교 시대가 되면서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건 100명 이하 아니 50명 이하의 교회들이라는 사실이다. /계속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