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없는 나라] 마늘 산지경매 파행, 그냥 농사 다 싸그리 접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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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마늘 최대 산지 창녕서 초매식…‘저조한 시세’에 경매 파행
/ 신문 3598호(2024.07.05) 5면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고성진 기자]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인 경남 창녕에서 진행된 건마늘 초매식에서는 저조한 시세에 반발한 농민들의 울분과 성토 속에 한때 경매가 중단되고 농민들과 중매인 간 몸싸움으로 번지는 등 사상 초유의 파행 사태를 빚으며 첫 경매부터 진통을 겪었다. 생산자들은 재배면적 자율감축 노력과 함께 이상기후 피해에 따른 생산량 감소 예상으로 햇마늘 가격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치솟은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시세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판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생산비를 보장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 상품 낙찰가 3000원대 그쳐…장내 곳곳서 고성·불응·경매 중단 ‘진통’
지난 1일 마늘 농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창녕농협공판장에서 2024년산 건마늘 첫 경매가 진행됐다. 농가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낙찰가격이 대부분 4000원을 밑돌자 농가들의 격한 항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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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 창녕농협공판장 내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마늘생산자협회 회원들은 정부와 마늘 상인(중도매인)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상인들은 정부의 TRQ(저율관세할당) 마늘 수입 가능성을 핑계로 정상적인 시세를 반영한 마늘 매입에 소극적인 입장이고, 정부는 이런 상인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초매식에 앞서 정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해야 하는데도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김창수 마늘생산자협회장은 “중매인들이 올해는 수급을 고려하면 마늘이 4000원, 5000원이 돼도 비싼 가격이 아니라고 얘기하면서도 TRQ 수입과 비축수매 물량 방출을 핑계 삼아 마늘을 낮은 가격에 매입하려 한다”라며 “농식품부는 5월 말 진행한 ‘마늘주산지협의체’에서 가격이 폭등하지 않는 이상 TRQ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 의지를 마늘 공판장 개장 전 발표해 이런 중매인들이 안심하고 경매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아직도 발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농가들은 지난해 전체 재배면적의 5%를 줄이는 등 생산자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했는데, 지금 정부와 유통업체가 ‘짬짜미’(담합)해 농민들을 사지로 몰고 있는 상황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런저런 핑계에 마늘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경우 더 큰 투쟁을 통해 농민들의 목소리를 내겠다”라고 했다.
점심 이후 오후 1시 30분 재개된 경매에도 3000원대 시세가 계속되자 “차라리 이럴 거면 경매를 하지 말라”며 낮은 낙찰가격에 대한 항의와 불만이 끊이지 않았고, 공판장 중매인과 입씨름을 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으로 번지는 등 경매 재개 10분 만에 파행을 맞았다. 경매 중단 사태는 오후 3시까지 이어졌고, 3시 30분 무렵이 돼서야 경매가 재개됐다. 복수의 창녕농협공판장 관계자에 따르면 공판장 개장 이래 초매식에서 경매가 중단되고 농민과 중매인 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파행을 빚은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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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마늘생산자협회 소속 농가들은 초매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도매인들이 정상적인 시세를 반영한 마늘 매입에 소극적이라면서 최소한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가격 책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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