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람과 경외/나의 골방
3년 전, "지금 팽목항입니다..."
농자천하/
2018. 1. 12. 08:26
3년 전, "지금 팽목항입니다..."
Lee Jin 님이 새로운 사진 6장을 추가했습니다.
지금 팽목항입니다
텅빈 항구에 바람만 거셉니다
매달린 풍경들만 작은 소리로 울고 있습니다
몇몇 무리의 사람들이 돌아나가고
어떤 이는 나처럼 가없이
먹먹한 표정으로 먼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습니다
애타는 가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울부짖으며
아이들에게 접근이 겨우 허용되던 가장 가까운 곳
어미 아비들이 그렇게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던 곳
그저 혹시라도 아이들이 가족이 구출되면
시신이나마 건져지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
부모들과 가족들의 애가 다 타들어 간 곳
휠란뜨로피아! (φιλανθρωπια)
사람 사랑!
정녕코 모든 사람에 대한 존중!
그렇게 자신을 죽이기까지 하는 것
그렇게 더 이상의 희생양 폭력을
멈추게 하는 것!
예수님의 단 하나의 특이성,
인간에 대한 무한한 연민!
하느님도 사람 사랑하심을 나타내신다는데 (딛 3,4)
오늘 우리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목회라는 것, 더구나 교회, 기독교라는 것
사람에 대한 최고의 예의를 견지하고
그것을 기필코 실천해 나아가는 Praxis의 첨병
휠란뜨로피아, 실로
죽도록 인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
그 엄청난 사람의 울음들을 품어낸
진도 팽목리 앞바다에는
여전히 바람은 불고 파도는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