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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배움

국방개혁은 모병제로의 전환으로부터,, 똥별들 제거가 국방개혁의 핵심이다

by 농자천하/ 2019. 11. 7.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632659356794504&id=100001513976609

 

모병제로 전환, 환영한다. 그럴 때도 되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의 일이다. 국방부 출입기자를 하고 있었는데, 국방부 근무하던 중령과 술 한 잔을 할 기회가 있었다. 술 몇 잔이 들어가자, 그 중령은 푸념을 늘어놓는다. 예전에는 병사들이 말을 안 들으면 욕도 하고 기합도 주고 때리기도 했었지만, 세태가 바뀌면서 그럴 수가 없는데 마땅한 통제 수단이 없으니 병사들을 지휘 통솔하기가 힘들다는 거다.

 

그렇겠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구호가 국가의 지시처럼 통용되던 시절에 적게 낳아 귀하게 키웠는데, 어떤 부모가 군대 보낸 자식이 욕먹고 얻어터져도 ‘군대는 다 그런 거야. 그래야 군기가 잡히지’라며 무심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갈수록 무기체계가 발달하여 무기 하나, 장비 하나의 값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이 넘고 군대는 첨단화되고 정예화된 기술군대로 바뀌고 있는데, 입대한 병사를 잘 훈련시켜 쓸 만하면 제대하고 미숙한 병사에게 시키면 고장을 내서 수리비가 엄청 나오기도 한단다. 이래저래 세상은 바뀌고 숙제는 쌓이는데 정치인들은 복무기간 축소처럼 표를 의식한 공약만을 내놓고 있다며 한숨 섞어 또 한 잔의 소주를 들이킨다.

 

그래서 물었다. 나는 카투사로 군 복무를 했는데, 미군도 징병제 시절에는 때리고 기합 주는 폭력이 다반사였다고 하더라. 그거 말고는 군기 잡는 수단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모병제로 바뀐 뒤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들은 직업군인이니 잘못을 저지르면 절차와 규정에 따라 강등, 감봉의 징계를 받으니 욕하고 때리지 않아도 지휘 통솔이 가능하고, 심한 경우에는 불명예 전역조치(회사로 치면 해고)도 하더라. 우리도 언젠가는 모병제로 가야하는 거 아니냐.

 

그렇지. 결국 그래야 할 거요. 근데 말이요, 모병제로 가면 병사의 수가 줄고, 병력이 줄면 사단이 줄고, 사단이 줄면 별자리가 줄고, 별자리가 주는데 국방부의 누가 모병제 얘기를 꺼내겠소. 지금은 소총 들고 돌격 앞으로! 하는 시대도 아니고, 첨단무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숙련된 직업군인들이 많아야 하는데, 그 생각은 안하고 국가안보가 걱정이고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며 맨날 예산 늘려달라 비싼 무기 사달라는 얘기나 하니...

 

말꼬리를 흐리는 그에게 위로삼아 한 마디 했다. 그게 뭐 꼭 국방부 탓이겠어요. 정치권 탓도 있지요, 사회분위기 탓도 있구요.

 

그 중령은 그래도 괜찮은 장교였고 군인이었다. 가끔 그 중령이 생각난다. 그는 별을 달았을까. ‘갑질 대장’ 박찬주는 별을 네 개씩이나 달았는데, 진지하게 군의 앞날을 걱정하던 그는 별을 달기나 했을까.

 

나는 모병제 전환에 적극 찬성한다. 군대에서 병사들 간의 폭력, 자살, 관심병사, 총기사고 등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나는 징병제의 한계가 왔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나만 그럴까?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도 제법 있으나 입 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웠을 뿐이다. 왜냐고? 안보로 국민을 위협하는 안보장사로 먹고 살아온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 언론과 70년대에 사고가 멈춰 있는 보수정당들은 종북이고 빨갱이라며 공격을 할 테니까.

 

박찬주처럼 별을 네 개씩이나 달고 지휘관이 어린 병사에게 갑질이나 하는 군대는 군대가 아니다. 욕하고 때리지 않으면 지휘 통솔이 불가능하다는 군대는 군대가 아니다. 이제 우리 군도 가난한 시절의 군대가 아니라 선진국다운 군대로 바꿔야 한다. 그게 진짜 강한 군대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며 제대 날짜만 기다리는 군대는 당나라 군대다.

 

시대적인 요구도 있다.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꾸면, 직업군인들이 늘어 청년실업 해소에 그만한 해법이 없고 불황 극복에도 큰 도움이 되니 경제에도 좋다. 병역의무로 인한 남녀차별의 논란도 없어지니 그로 인한 사회갈등도 해소된다.

 

군대다운 군대로 강한 군대도 만들고, 사회갈등도 해소하고,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그런 이유로 나는 모병제로의 전환을 적극 환영한다. 그러하니 종북타령에 빨갱이 운운하며 시대변화에 딴지 좀 걸지 말라. 강한 군대를 만들겠다는데 반대하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