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께 배움

다시 보는 메르스 사태,,, "한국 국제적 골치거리"

by 농자천하/ 2020. 3. 15.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주진오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던 2015년 5월 20일, 최초의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4월 27일 이완구 국무총리가 취임 70일 만에 낙마하여, 최경환 경제 부총리가 당시 권한대행을 맡고 있었지요. 사태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 문형표는 경제학 박사로서, 하필 보건과 무관한 연금전문가였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메르스 사태의 콘트롤 타워가 어디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무총리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최경환은 경제 부총리 역할을 수행한다고, 6월 2일부터 6일까지 유럽출장을 떠났지요. 그러니까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는 와중에 콘트롤 타워가 없었다는 것이 됩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관합동회의는 6월 3일에 처음으로 개최되었어요. 문형표는 그때까지 대통령에게 한번도 대면보고를 하지 못했고, 그동안 전화보고만 했다고 실토했습니다. 장관이 사테 발생 후 대통령을 만난 것은, 5월 26일의 정례 국무회의였을 뿐이었지요.

 

정부가 환자발생 의료기관을 공개한 것은 6월 5일, 사태 발생 17일째였습니다. 박근혜가 국립의료원을 방문한 것은 6월 8일이었어요. 이날 문형표는 그동안 방역에 구멍이 있었던 것을 인정했습니다. 이때는 확진자가 세계 2위가 되어, 메르스가 아니라 코르스라는 말까지 나왔지요. 링크된 기사에 나오듯이 해외언론으로부터 질타도 많이 받았습니다.

 

6월 10일에 가서야 메르스 공식 포털 사이트가, 확진환자가 나온지 21일 만에 공식 오픈했으나 부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6월 13일에는 WHO 평가단이, 한국정부가 정보공개를 늦춰 초기 메르스 방역에 실패했다고 평가보고서를 냈습니다.

 

6월 18일에 가서야 법무장관이었던 황교안을 국무총리에 임명하지요. 황교안은 취임식도 생략하고 국립의료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쯤에는 사태수습에 실마리가 잡히던 시점이었지요. 다행히 7월에 넘어가서 메르스는 진정국면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방역과 사태수습에 책임을 묻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사는 8월 26일에 가서야 이루어졌어요. 게다가 장관에서 문책경질된 문형표는 그해 12월 31일에 국민연금공단의 이사장에 임명되었습니다. 장관을 하다가 산하기관장으로 옮긴 사람이 또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는 박근혜-최서원 국정농단사건에 연루되어 직권남용죄로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박근혜와 최경환도 지금 감옥에 있지요. 그러니까 지금 메르스 사태 초기의 책임라인이 모두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당시의 국무총리와 청와대 대변인은, 이제는 정부가 기울이는 노력을 공격하는데 여념이 없지요.

 

현재 코로나 사태를 맞이하여 청와대가 콘트롤 타워를 자임하고 있으며, 국무총리가 대구에 19일을 상주하며 현장지휘를 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중앙기구와 지자체 간의 협조도 잘 이루어지고 있지요. 무엇보다 투명한 공개행정이 국내는 물론 세계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 당시 ‘국제적 골칫거리’라는 오명을 썼던 대한민국이, 이제 세계적 모범사례로 바뀌었어요. 이 모두는 지난 메르스 사태의 교훈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역사가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답니다. 미안하지만 그대들이 그해 여름에 했던 일을, 우리 국민들이 그리고 세계가 기억하고 있어요.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