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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배움

다시 검찰개혁, 고 김홍영 검사의 죽음을 수사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

by 농자천하/ 2020. 3. 25.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730260243709174&id=100001756759784

 

/ 임은정

 

2015. 4. 1. 김홍영 검사가 청운의 뜻을 품고 서울남부지검 검사로 임관했습니다.

김홍영 검사의 첫 환영 회식에서,

김모 부장이 공연히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지요.

성희롱 발언에 격분한 수사관 등의 반발로

대검과 남부지검에서 마지못해 감찰에 착수하여

김모 부장과 그 무렵 또 다른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귀족검사의 피해자들을 조사하긴 했는데...

결국 공연히 덮었습니다.

 

김홍영 검사가 많이 놀랐을거예요.

수사기관인 검찰 내부에서 공연히 성폭력범죄를 저지르고, 또 공연히 덮이는 걸

임관한지 한 달도 안 되어서 목격했으니까요.

 

대검 대변인실(여환섭), 남부지검(공보담당 문찬석)에서 기자들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성추행범 김모 부장은 검찰 내부망에 한점 부끄럼 없다는 듯 사직인사를 떡하니 올리고,

그 문찬석 차장을 비롯해 150여명의 검사들이 아쉬움 가득 담긴 댓글을 다투어 남기는걸,

범행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2016. 1. 13. 갑질 부장인 김모 부장이 서울남부지검으로 전입해오자,

김검사는 또다른 지옥으로 굴러떨어졌습니다.

김모 부장의 징계사유에는 모욕적인 폭언 등은 물론 날짜까지 명확히 특정된 김검사에 대한 폭행도(3. 31./4. 4./5. 2./5. 11.) 상세히 나열되어 있지요.

성폭력도 덮이는 검찰에서 겨우 갑질을 어디에 하소연하겠습니까?

그 해 5. 19. 김검사는 도망치듯 하늘로 떠났습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다 알았지요.

김모 부장은 갑질로 악명 높았거든요.

김검사 상가에 다녀온 후배들의 하소연을 듣고,

김진모 남부지검장에게 사표 쓰시라는 메일을 띄웠지요.

김모 부장의 처벌과는 별개로, 최소한 검사장 사직서나마 그 제단에 올려두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김진모 검사장은 사직하지 않았고, 김모 부장에 대한 감찰 조사 움직임도 전혀 없었습니다.

남부지검 분위기가 하도 흉흉하니,

6. 10. 결국 검찰은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해서 김모 부장을 서울고검으로 발령냈습니다.

수뇌부도 김모 부장의 갑질을 다 알았다는 말이지요.

 

6. 27. 검찰의 적절한 조치를 기다리던 유족분들이 더 참지 못하고, 김모 부장의 폭언 등을 언론에 폭로했습니다.

대검과 남부지검이 뒤늦게 대응하느라 바쁜 그때,

저도 바빴습니다.

 

7. 1. 김진모 검사장 등에게 불려가, 언론이 과장 보도한 게 아니냐고 닦달 당한 목격자 후배들이 의정부지검에 있던 저에게 메신저로 하소연을 해왔습니다.

저는 바로 김진모 검사장과 조상철 차장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중지하라는 경고 쪽지를 띄우고,

대검 감찰1과장 조기룡에게 이를 알리며 ‘김모 부장은 남부지검 이전인 법무부 법조인력과장, 부산지검 공안부장 시절에도 갑질을 했다는데, 그건 조사 안 할거냐. 남부지검의 자체 감찰을 중단시키고 대검에서 직접 감찰 조사해라’는 쪽지를 띄우는 등

억울한 김검사의 죽음이 덮이는걸 막아보려고, 저도 동분서주했습니다.

 

유족분들과 김검사의 연수원 동기들의 분투, 국민들의 관심 덕으로

결국 김모 부장은 해임되었지요.

그러나, 처벌 받지는 않더군요.

 

당시 대검은 김모 부장이 형사입건할 정도의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라고 언론에 해명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잘 알지 못하는 유족분들이나 저로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요.

해임 처분이 억울했던 김모 부장이 징계취소소송을 제기한 덕분에,

신청만 하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판결문을 통해 징계사유를 저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김모 부장이 하프 스윙하듯 때려 김검사가 아파서 어깨를 붙잡고 흠칫 하고...’

판결문에 알알이 들어와 박힌 폭행 범죄사실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형사입건할 만한 범죄가 없다고 대검이 억지 주장을 했었을까요?

알고 보니, 그 무렵 대검 감찰이 몹시도 바빴더군요.

고소장 위조 등을 저지른 그 부산지검 귀족검사의 범죄를 사표 수리로 덮은 직후였습니다.

 

성폭력, 고소장 위조 등의 범죄도 검사님들이 저지른 것이면, 굳이 입건할 깜이 아닌 경미 범죄로 취급받는 우리 검찰에서

하급자를 자살로 몰고 간 부장검사의 폭행들이 무슨 대수겠습니까?

 

대한변협이 다행히 김모 부장을 고발하였습니다.

중앙지검이 또 몇 달 묵히다가,

기사들이 넘쳐나는 이때에

고발인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기사들이 넘쳐나는 때이지만,

매의 눈으로 지켜봐주십시오.

검찰의 고장 난 저울이 얼마나 고장 나 있는지,

검찰의 이중잣대가 얼마나 노골적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일 테니까요.

 

검찰이 썩었다, 사회가 썩었다…

경악하고, 한탄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썩은 게 드러났다는 건…

고칠 부분이 드러났다는 말이기도 하여,

참혹한 와중에 희망을 찾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함께 가주십시오.

포기하면, 바뀌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