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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배움

[진영을 넘어서!] '좌파 반문 쿠데타' 그리고 윤석열

by 농자천하/ 2022. 2. 2.

 

https://www.facebook.com/1420212379/posts/10227586151745619/

 

/ 김성민

 

몇 주 관찰해보니 윤석열은 너무 과소평가되어 있었다. 정치 신인이 화려하게 등장해 대선에 영향을 미쳐온 케이스는 수없이 있었다. 정주영, 이회창, 문국현, 안철수, 반기문… 이 역사는 실패의 역사다. 문재인과 박근혜 역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둘 다 한 차례씩 물을 먹은 재수생이다. 첫 술에 배부른 사람은 우리 역사에 없다. 객관적인 사실이 그렇다. 윤석열은 처음으로 이 벽을 깨버릴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학계에 처음 보고되는 새로운 종이 등장하니 언론이 해석을 못 하고 있다.

기가 막히게 운이 좋을 수도 있다. 운 좋은 바보로 믿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조국도 그랬을 것이다. 조국이 바보라서 버티기를 했을까. 이길 수 있다 싶어 버티다 보니 점점 말려들어간 것 아닌가. 

추미애는 어떨까. 우습게 보다 크게 메치기 당한 후 아직 뇌진탕에서 회복하지 못한 것 같다. 윤춘장이라 불렀던 시위대도 윤석열이 만만해 보였을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좌충우돌하다 지 풀에 무너지겠지. 그러나 윤석열을 만만하게 본 이들 모두 다 늪에 빠져버렸다. 이 모든 공격을 받으며 윤석열은 점점 성장해 갔다.

이런 승부는 국힘당 경선에서도 이어진다. 노회한 홍준표, 유승민도 막상 붙게 되자 힘을 못 쓴다. 선대위의 알력 다툼에서도 같은 패턴이 이어진다. 김종인도 손을 들고 나가버린다. 먹을 것 많은 잔치에서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에 자빠져 버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이 대단한 묘수를 낸 것도 아니다. 정석대로, 고집스럽게 버틴 것이다. 윤석열과 싸워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복장이 터질 답답한 노릇이겠지만, 윤석열과 같은 방향에서 보면 묘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며칠 전 소방서를 방문한 뒤, 양자토론이 무산된 책임론에 대해 말하는 것 들어 보셨나. 깔끔한 단어들을 사용하며 이재명을 늘씬하게 패대기치는 것이었다. 토론 무산 책임을 정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재명이 자신을 따라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말이 맞다. 이재명은 요즘 열심히 고양이, 강아지 꽁무니를 따라다니고 있다. 윤석열의 한줄 포스팅도 따라하며, 짧은 공약도 따라한다. 긍정적인 이슈는 윤석열이 독점하고 있다. 부정적인 부분은 인간미를 더해주는 양념이 되고 있다. 이 정도로 승승장구한 역사는 노풍 밖에 없었다. 이인제부터 시작해, 동교동계, 조선일보, 정몽준까지 덤비는 족족 노풍에 날아가 버렸다. 

캐릭터는 전혀 다르지만, 윤석열의 지난 삼년도 바람같이 휘몰아쳤다. 이걸 운으로만 보면 안 된다. 2019년부터 벼랑끝에 매달려 지금까지 온 것 아닌가. 삼년 정도 겹친 운은 실력으로 치자는 사회적 합의가 있지 않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 것으로 쳐 준 것이다. 

실력이 있다고 봐야 안개가 걷힌다. 특히 윤석열과 맞선 이들은 무당 몰이 대신 현실을 봐야 한다. 윤풍이라 부를 만하다. 노풍처럼 별다른 잡기술 없이 정석으로 두면서 이길 때 생기는 정정당당함의 카타르시스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