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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눔

그래!!! 사람은, 그저 이렇게 구하고 봐야 하는 거라구!!!

by 농민만세 2017. 11. 21.

그래!!! 사람은, 그저 이렇게 구하고 봐야 하는 거라구!!!

 

불난 집 3층서 던져진 3·5세 받아 구했다 '수퍼 소방관'

 

임명수 입력 2017.11.21.

 

4~5m 높이서 15kg 어린 남매 맨손으로 받아

"잘못되면머리를 다친다"는 생각에 머뭇하기도

하지만 "안 받으면 아이들 질식 우려돼 받기로"

"차분하게 내 지시대로 대응해준 남성분이 영웅"

 

━ 화마 속에서 3세-5세 남매아이 맨손으로 받아 구한 소방관

 

화마 속 어린 남매를 맨 손으로 받은 정인근 소방경. 인터뷰 중 아이를 받았을 때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화마 속에서 어린 남매를 맨 손으로 받아낸 정인근(54·소방경)소방관의 말이다. 그는 인천서부소방서 원당119안전센터장이다.

 

그는 지난 20일 오전 10시54분 발생한 인천시 서구 한 다세대 빌라 화재 현장에서 3층에서 밑으로 던져진 아이 2명을 맨손으로 받아냈다. 신장암 제거 수술을 받은 지 한 달도 안 돼 자기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몸을 던졌다.

 

화마 속 어린 남매를 맨 손으로 받은 정인근 소방경이 21일 오전 화재 현장을 찾아 당시 아이들이 뛰어내리려던 3층을 가리키고 있다. 임명수 기자

 

그가 전한 당시의 상황은 급박했다. 신고를 접한 그는 직원들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화재현장에는 이미 검암119센터 직원들이 출동해 진화 중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했다.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발생한 불이 외벽을 타고 2~3층으로 번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검은 연기가 2층 가정집과 유일한 출구인 빌라 가운데 계단을 타고 전 층으로 퍼진 상태였다.

 

건물 뒤쪽에서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려 달려가 보니 어른 5명이 3층 계단 창문 앞에서 뛰어내리려 하고 있었다. 연기가 가득차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5~6m 되는 높이여서 자칫 다칠 수 있다고 판단해 “뛰어내리지 말라”고 제지했다. 함께 간 소방관에게 사다리를 가져올 것을 주문했다.

 

화마 속 어린 남매를 맨 손으로 받은 정인근 소방경이 화재 당시 밑으로 내려보낸 아이를 받는 모습을 재현해 보이고 있다. 임명수 기자

 

문제는 구조요청한 이들이 어른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한 남성이 “그럼 아이들이라도 먼저 구해달라”고 했다. A양(5)과 B군(3) 등 2명이었다. 창문을 통해 검은 연기는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정 센터장은 “그때 아이를 본 순간 ‘아이들은 연기를 마시면 위험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다리가 올 때까지 지체할 시간이 없어 ‘내가 밑에서 받을 테니 내려 보내 주세요’라고 외쳤다”고 했다.

 

그의 말에 한 남성이 아이의 팔을 잡고 최대한 아래쪽까지 내렸다. 그는 아이를 받을 준비를 했다. 다리를 살짝 앞뒤로 벌리고, 팔을 벌렸다. 그는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잘못 잡아 바닥으로 떨어지면 아이가 머리를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부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아이를 받지 않으면 안됐기에 ‘하나, 둘, 셋 하면 놓으세요. 하나, 둘, 셋’을 외쳤다”고 했다.

 

잠시 적막이 흘렀다. “와” 소리와 함께 떨어진 아이는 그의 품에 꼭 안겨 있었다. 암 수술로 몸무게가 56kg로 줄어든 그가 4m 높이에서 떨어지는 15kg의 여자아이를 받아낸 것이다. 두 번째 아이도 같은 방식으로 받아냈다. 남은 어른 5명은 그의 유도대로 창문을 밟고 나와 1m 남짓 옆에 놓인 2층 베란다로 내려왔다. 위험에 빠졌던 이들이 모두 구조됐다.

 

정 센터장의 활약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5층에서 구조요청이 들어와 직원들과 함께 5층으로 달려가 8명을 무사히 구해내기도 했다.

 

20일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구 다세대 주택. 화재로 1층 주차장과 2~3층 일부가 불에 탔다. 임명수 기자

 

그는 “그 때 그 남성분이 안계셨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나는) 직업상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했을 뿐이지만 당시 그 남성분이 침착하게 내 지시대로 잘 따라줘 무사히 전원 구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988년 소방사로 들어와 올해로 29년차인 베테랑 소방관이다. 지난달 25일 신장암 수술을 받아 4주간의 요양이 필요했지만 그는 2주 만에 현장으로 복귀해 귀중한 생명을 구한 것이다.

 

그는 “그때 그 자리에 다른 소방관이 있었더라도 맨 몸, 맨 손으로 받아냈을 것”이라며 “더욱이 아이를 밑으로 내려준 그 남성이 우리의 영웅”이라며 공을 돌렸다.

 

한편 이날 불은 빌라 1층 필로티 주차장의 재활용 수집장에서 처음 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불로 빌라에 있던 주민 20여 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또 빌라에 주차된 차량 4대가 모두 타 4천100만원의 재산 피해(소방서 추산)가 났다. 서부소방서는 정 소방경과 그를 도운 남성을 찾아 화재 진압 유공 표창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무려 10시간이 넘도록 서서히 가라앉았다

이 안에 300 명이 넘는 사람들이

남은 공기를 마시며 사투를 벌이고 있었고

해경은 주변을 빙빙 돌고만 있었고

인근의 구조 헬기도 뜨지 않고 대기만 했다

그러고도 할 말이 있는 악마의 화신들이다

반드시 밝혀내야만 한다

그것이 용서이고 화해다 평화는 비로소

그렇게 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