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옥수수 수확하다
지난 태안농업기술센터 방문 시, 부천 어느 큰 교회(요즘 유명해진?)에서 해마다
우리 태안에서 농산물을 많이 가져가는 데, 지난 주말에 '옥수수'를 찾는 전화가 왔다고,
고 계장님이 전화번호까지 알려 주셔서, 바로 전화~?
혹시나~ 가 역시나!
도매금으로 주지 않으면 자신들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나 뭐라나?!?!?!
이건 뭐, 또 하나의 '소농 착취 집단들'인 거다!!! 그것도 아~주 그럴듯한! =):-(
도매금하고 소매금 중간으로 해도, '택배비'의 간격이 해결되지 않고
더구나, 자기 품삯도 나오지 않는 게 생계형 소농들의 농사인데!
지난 번 육쪽 마늘 직거래 때도, 일산의 아무개 대형 교회에서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고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다고 아~주 모범적이고 고무적이라는 말을 듣는 데,
막상 연락해 보니 자신들에게 20%는 주어야 한다고?!?!?!?!?!
대체 그렇게 거래할 수 있는 농가가 있을까?
이런 날 도덕님들 같으니~ =):-(
현재 재건 중인 소비자 중심의 예장 생협도 결국 수익 구조상, 이렇게 될 것...
소농들의 이런 소외는 너무나 당연한 게 됐다. 그래서
우리는 전부가 소농들인 교우님들과 "한마음살림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현재, 법인 등기 중이고, 이 주루골 농장이랑
가공 센터(된장, 마늘고추장, 어리굴젓, 들기름, 절임배추 등)를 운영 중!
이제는 '농촌교회 돕기?!' 어쩌구는 이미 한~참, 지난 얘기 ㅡ,ㅡ
직거래 관련 직원들, 인건비...는 교회에서 선교비로 좀 지출하고,
생계형 소농들이 '자기 품삯'이라도 받게 해 주는, 모범을 보일 수는 없는 걸까?
(수십 년, 우리는 또 다른 도시 노동자들과 함께, 고스란히 이들을 희생시켜 온 거다)
소위 대형교회일수록 '돈맛'을 아는 것! 예라이~!
다음 주 월요일, '녹색소비자연대'에서 옥수수 농장 체험하러 와서 대략,
1천 개는 소모될 예정이고, 다음 날 작업해서 발송해야 하는 대전...에 9백 개 정도...
그리고는 에라~ 걍, 주변 분들한테 맘껏 나눠드리는 즐거움이라도 수확하자..고,
해수욕장에 삶아서 팔자는 것도, 하필 요 수확 시기, 주말인데, 오지 않던 비는 내리고!! ㅠ,ㅠ
(여튼 농사는 '시기'다)
어이구~ 거의 포기상태였는데, 오늘 점심 때
홍성 신동리 오필승 이장 목사님이 전활하셨다.
"내일 호랑이콩 직거래하려고 서울 올라가는 데
옥수수 한 1백 망 정도 작업해서 함께 올라 가자~"고...
"에이~ 걍, 관둘래요ㅡ,ㅡa" 그랬더니, 자꾸만 "그러지 말고 같이 가 보자"고~ 어흑!!
농사 지으며 농촌교회 섬기며 사는 목사가 정말 꼭 배워야 하는 일!
얼른 김 집사님께 연락하고, 읍내 나가서 옥수수 담을 망을 사고,
후다닥 점심 간단히 찍고, 밭으로!
우선 작업할 수 있게 풀베기~
품종, 가뭄, 밀식.....으로 한 자루 크기가 아담하게 요 정도...ㅡ,ㅡ
하지만, 맛은 아주 좋다고 들 하신다.
하~! 산자락 바로 아래에서 익은 옥수수를 요렇게 새들이 쪼아 잡수시고!
요 작은 산에 꿩 부부 한 쌍이 사는 데~!
목장갑을 끼면 손에 땀이 많아, 맨손으로 작업...
손바닥 지문이 맨질맨질~
그래도, 여기까지는 제법, 여유 ~,~
반소매 입고 오신 집사님은 굶주린 모기 떼 한테 융단폭격 당하시고,
아이고, 배추 담는 망이 푸른 색이어서 더 보기가 좋은 데
없다고 해서 양파 망에 담았더니, 옥수수가 다 말라보여~
한 망에 30개씩 스무 망 정도, 옥수수 6백 개를 따서 작업을 하니,
마침 비는 부슬부슬 내려 흠뻑 젖고, 이미 체력은 방전~
교회당에 돌아왔더니, 웬걸~ 교우님들이 전화!
"목산님, 우덜이 지금 얘기 듣고 밭에 왔는 데, 워디 있슈?"
아이고~! 나 정말...
그러잖아도 다들 굽은 허리로 이를 악물며 일들을 하시는 걸
그래서, 내가 농사 일은 해도 이렇게 교우님들 불러내서
일하시게 하지는 않으려고 했던 건데 ㅜ,ㅜ
뭐~ 여기서부터는, 사진을 찍을 겨를도 없이,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전문가 분들의 작업에 휘말림! 땀은 비오듯! 비는 흠뻑!
자고로, 뭐든 수확하는 건 쉬워~ 밭에서 전부 끌어내는 게 진짜 일이여!
발에 진흙은 달라붙지, 옥수수 잎은 얼굴을 쓸지, 땀은 빗물이랑 범벅에,
눈은 따갑지, 밭고랑은 미끄럽지, 어깨에 짊어진 옥수수 자루는 무겁지...
헥헥~ 헉헉~ 거리며 밖으로 나르기...
여튼, 우리 여성 장로님들은 다들, 여장부들이심!
내리는 비, 그대로 다 맞으면서, 달려드는 모기에 뜯기면서,
굽은 허리 펴지도 못하고, 녹두 심다가 팽개쳐 두고 누구한테 얘기 듣고
한참을 걸어서-달려 왔다고,,,, 에휴~ 이건 뭐, 안쓰러운 교우님들,
조금이라도 편케 해 드리고 싶은 건, 맘 뿐. 또 한 번, 일만 더 저지르는 꼴이 됐다.
어둑어둑할 때에야 겨우 마무리, 1천 2백 개를 더 작업해 주셔서,
오늘 작업 총 60망, 1천 8백 개, 수확... 실어다 놓았다.
나머지는, 다음 주말까지 둘 수 없으니(딱딱해져서), 남는 것은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나누어 먹기! 얏호~
비에 흠뻑 젖은 귀가 길, 작년부터 손수 운전하시는 가 장로님이 수고하시고,
저녁 식사도 못하신 김 집사님... 읍내에 내려 드리고~ 돌아왔다. 비가 주룩주룩!
씻고 이제 앉으니 공연히 마음이 울컥한다.... 나... 정말...
잘 해야 하는 데... 이 안타까운 농촌교회, 받들... 젊은 남자 교우들,
그나마 읍내로 도시로 나가고, 이제는 나 하나 뿐인 데... 내가 정말 잘 해서...
이 교회... 기둥처럼 받드는 장로(장로교에서는 본래 목사도 장로임)요,
든든한 집사로 남은 15년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데............
이런 얘기, 돌아오면서 김 집사님께 말씀 드리니,,,,
김 집사님 : "그러면 집사는 제가 선배입니다~"
농부먹사 : "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저는 이제 시작했으니요!
....집사...! 정말 가장 귀한 직분입니다!"
아래는 참고 자료, 어느 지인 분과의 페북 대화~
생계형 소농들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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