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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가장 제대로 된 영화 평

by 농민만세 2020. 2. 19.

 

펌글

 

'기생충'이 미국 주류사회에 먹힌 진짜 진짜 이유

 

https://news.v.daum.net/v/20200214030206953

 

전략

 

백인이 다수인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이 기생충을 최고로 꼽았다는 건 미국 주류사회가 충분히 납득하고 공감할 만한 무언가가 있단 얘기잖아요? 저는 그것이 빈부격차란 소재 자체가 아니라, 빈부격차를 바라보는 봉준호의 관점(viewpoint)과 태도(attitude)라고 봐요. 오잉?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잘 들어보세요. 제가 분석하고도 너무 놀라워 스스로 깜짝 놀랐으니까요.

 

‘부자=나쁜 놈=가해자’ ‘빈자=착한 놈=피해자’란 등식이 깨지죠? “부자인데도 착해” “부자들이 순진하고 꼬임이 없어”라는 송강호 가족의 명대사를 보세요.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은 채 능청스러운 유머를 구사하며, 구호를 외치기보단 질문을 던지려는 봉준호의 태도가 미국인들에게 얼마나 세련되고 현실적으로 다가갈지, 이젠 상상이 되시죠?

 

더욱 놀라운 기생충의 힘은 클라이맥스에 있어요. 높은 곳에 사는 부자와 반지하에 사는 빈자의 갈등에서 끝났다면 미국인들의 기대를 뛰어넘진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클라이맥스에 이르면 기절초풍할 또 다른 존재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돌연 장르의 옷을 블랙코미디에서 스릴러로 갈아입잖아요? 바로 반지하보다 더 지하에 사는 ‘극빈자’(박명훈)의 등장이죠.

 

중략

 

반지하에 사는 빈자는 부자를 미워하고 시기하지만, 진짜 지하에 사는 극빈자는 “부자 덕에 떡고물이 떨어져 내가 먹고사는 것”이라는 투로 외려 부자를 옹호하지요. 더더욱 놀라운 것은 극빈자를 괴롭히고 그들에게 폭력을 퍼붓는 건 부자가 아니라 빈자라는 설정이에요. 빈자가 빈자로서의 기득권(?)을 극빈자에게 빼앗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전대미문의 모습이 연출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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