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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배움

무례와 무지의 사이 어디엔가, 아이고ㅡ,ㅡ

by 농민만세 2021. 5. 21.

https://www.facebook.com/100001302912477/posts/3981676705219054/

/ 김주대 시인

< 혹시 당신도 이따위로 삽니까? >

“안타깝게도 관념화되어가는 모습에 슬픔에 잠깁니다. 다시 훌훌 벗어 던지소서..”

어제 올린 ‘매발톱 그림’에 어떤 분이 단 댓글을 그대로 옮긴다.(차단하고 누구인지 알 수 없도록 댓글 바로 지움) 평소 전혀 교류가 없던 사람의 뜬금없는 댓글이다. 어디서 이런 건방진 태도를 배웠는지 사람을 화나게 만든다. 화가 나는 것은 ‘관념화되어간다’는 표현 때문이 아니라 ‘벗어던지’라는 명령어 때문이다.

‘관념화되어간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뭘 보고 관념화되어간다고 함부로 평가 재단하는지도 모르겠다. 글 그림 한두 개로 창작 태도 전반을 재단하여 간섭하는 것은 웃기지도 않는 일인데, 그걸 본인이 모르니 환장하겠다. 알게 하려고 화를 낸다. 설사 본인이 생각하는 나쁜 의미에서 내가 혹은 나의 창작품이 관념화되어간다고 하더라도 어째서 타인의 창작 태도에 대해 벗어나라 마라 할 수 있는지, 어디서 그런 개같은 참견 버릇을 배웠는지 어이가 없다. 나이도 적지 않은 사람으로 보이는데 그런 식으로 평생 남에게 간섭이나 하며 살았는지 궁금하다. 문제는 스스로는 아무것도 창작하지 않으면서 간섭과 평가로 자위하며 사는 허무맹랑함에 있다.

이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다. “시인니임~ 시인니임~” 하면서 몇몇 책을 권하기에 ‘네, 네, 읽어볼게요’라고 했더니,(조또, 내가 또 오죽 겸손하냐 말이야) 이런 씨부랄 놈이 재미가 들렸는지 그다음부터는 “이 책 읽어보라고 했는데 읽으셨는지요?”라고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책 내용을 물어보고, 내가 답을 못하면 책을 요약해서 보내주기도 하였다. 나는 의례적으로 고맙다고 인사를 하였다. 점점 참견의 강도가 세졌다. 이 책 읽어라, 저 책 읽어보시라, 서양미술사에 관해 공부해 보시라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시 한 편도 안 쓰는 자가 ‘시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는 데 이르러 드디어 나는 폭발하였다. 1년여 만에 욕설을 했다. “야이 시팔놈아 꺼져~”

본인은 순수한 마음이었다고 하지만, 이른바 ‘순수한 마음’이 ‘간섭’으로 바뀌다가 그 간섭을 받아주면 타인의 시간과 창작을 소유하려고 하고, 거기서 더 나아가 재미를 느끼다가 기어코 가르치려 대들고, 그러면서 자신은 전혀 창조하지 않는 안이하고 게으른 태도로 자위하며 살아가는 짓. 진정한 자신은 어디 팽개쳐두고 타인에 대한 간섭으로 만든 허수아비 자신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짓, 죽기 전에 그만두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조심스럽지 않게 확,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