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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눔

[공부하세] IS, 테러리즘 그리고 빈곤

by 농민만세 2022. 1. 3.

https://www.facebook.com/100001957366321/posts/6700995869975592/

/ 박정욱 (라디오 PD, '중동은 왜 싸우는가' 저자)

경제가 붕괴된 시리아 북부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IS가 돈을 미끼로 멤버를 모집하고 있다고 한다. 급진 이슬람주의 세력이 자라는 최적의 자양분은 '빈곤'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주는 사례다. (관련 뉴스 첫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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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급진 이슬람주의를 이해하는 코드는 그들이 내거는 거창한 이념과 목표가 아니다. 오히려 일자리가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하는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젊은이들에게 급진이슬람주의 조직은 또 하나의 일자리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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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처럼 일상이 봉쇄된 지역에서는 하마스처럼 정치력까지 지닌 무장단체는 '좋은 일자리'다. 하마스 대원이 되는 순간, 한낱 실업자였던 젊은 남성이 갑자기 지역을 관리하는 경찰관처럼 어깨를 펴고 목에 힘을 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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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장악한 이후 서방국가와 주변 국가들의 원조가 끊기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건, 아프간을 극심한 가난에 처하도록 두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봉쇄정책이 탈레반 정권을 취약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또 다른 급진 세력이 뿌리를 깊이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들이 손을 댈 만한 상품은 마약과 테러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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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시 행정부의 오만과 오판의 결과물인 IS가 여전히 그 간판을 내리지 않고 영업 중이다. '사악한' 서구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완전히 순수한 이슬람 국가를 건설해 '정의롭고 풍요로운 세상'을 열어야 한다는 이슬람 세계의 운동권들은 2022년에도 불행한 현실로부터 끊임없이 새로운 동력을 공급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