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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보의 가장 큰 적 '불확실성'과 차기 정부의 과제

by 농민만세 2017. 3. 18.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적 '불확실성'과 차기 정부의 과제

 

주변 강대국들과의 국제정세와 맞물린 오늘의 국가적 상황이, 대한제국 직전 망국의 시기로 치닫고 있다는 위기감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 있는 우리에게는 모든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서 주변 국제정세의 주도권을 취하는 일이 우리의 안보와 직결되는 것이므로 매우 정교하고 책임있는 외교적 역량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데도, 나라가 이 지경이 되도록, 이렇게 하이에나와 같은 강대국들에게 어이없이 먹혀 들게 만든, 무능과 직무유기로 일관한 자들은 여전히 보신만 도모하고 있다.

 

그런 자들, 특히 미국의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를 팔아먹는 숭미 간첩들이랄 수 있는 다수의 정치꾼들과 외교관들, 그리고 요즘 친박 집회에 태극기와 함께 미국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나온 반민족 매국노(우리는 북간도 명동촌을 잊어서는 안 된다)들의 국가 반역죄는 두고두고 물어 친일파 후손처럼 다시 살아 남지 못하게 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런 시점에 목사로서 치우치지 않는 어떤 관점과 견해를 가져야 하느냐고 하기에, 최근에 나온 해설 중 추천할 만한 글이 보여 올려둔다.


차기 정부는 인수위 활동도 없이 바로 이런 복잡한 일에 곧장 뛰어 들어야 한다. 대선에 임하랴, 국내의 더러운 정치판과 어려운 경제 상황은 물론 이런 국제정세를 읽고 대처할 전략을 짜랴, 정말이지 다음 정부는 숨막히는 현장에 곧장 내몰리게 된다. 참으로 누가 그 주인공이 되었든 적어도 이런 안보와 국제 문제 관련하여서는 한 마음으로 대처해도 부족할 것이지만, 또 다시 일단 물어뜯고 보자는 식의 정쟁이 있을 테니,,,, 실로 안타깝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다음 몇 개의 글만 정독해 보면 세 살짜리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6자 회담 탈퇴선언과 러시아의 부상

https://kr.sputniknews.com/politics/201703172188038


어떠한 건설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미국이 북핵 6자 회담 탈퇴를 선언한 것은 북한을 핵 프로그램 개발로 몰고가는 것이라고 빅토르 오제로프 러시아 상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지적했다. 오제로프 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과 사드 배치를 포함 한반도 상황을 벼랑 끝으로 몰고가거나 북한 지도부를 구석으로 내몰아서는 안된다"면서 "북핵 6자 회담 탈퇴 선언은 북핵의 평화적인 해결 방법을 찾는 협상 테이블에서의 자신의 무능함을 증명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군사적 방법을 통한 해결만이 남았다고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제로프 위원장은 이란의 핵해법 사례를 들면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은 간단치 않지만 북한보다 강국인 이란의 핵 해법을 적용하기를 원했었다"면서 "국제사회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으며 시리아 화학 무기 폐기를 위한 건설적인 공조 밑그림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자 형태가 아닌 5자간 회담이 될지라도 어떤 경우에서든 협상을 통한 북핵 해법 모색은 지속돼야 하며 정치적 외교적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동북아 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일전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은 이제 끝났다"고 발표했다.


(위 뉴스에 대한 한 페친의 해설)

러시아의 이 제안은 중요하다. 미국을 읽었다는 것이다. 현재의 미국은 트럼프의 미국이 아니다. 트럼프는 현재 워싱턴의 안보 기득권동맹(미국내 매파 + 방위산업 + 월 스트리트 등)의 포로가 되었다. 대선기간의 러시아 스캔들을 빌미로 먼저 마이클 플린을 본보기로 치고 트럼프에게도 닉슨처럼 탄핵 당하기 싫으면 우리 뜻대로 따라오라는 압박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내각 인물 중 기득권동맹의 일원이 바로 매티스와 틸러슨이다. 지난번 매티스가 와서 사드 배치를 앞당겼고 이번에 틸러슨이 그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들 기득권 동맹의 대북입장을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다. 트럼프의 친러 구상이 살아 있기를. 그러나 워싱턴 내부 문제로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 그리고 틸러슨이 와서 떠들고 간 내용은 사실 북핵문제 해법이라기 보다는 트럼프 진영에 흔들렸던 기득권 동맹의 기존 이권 보호를 위한 선언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상태의 미국이라면 북핵 문제 해결에 득이 안 된다. 방해만 될 뿐이다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사드가 사드 자체의 이권 뿐아니라 미국의 지정학적 전략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것을 수행하기 전까지 북핵위기는 살아있어야 한다. 시간 끌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미국은 계속 전략무기의 배치니 뭐니 하면서 한국을 대중 전초기지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한국의 대선기간은 그들에게는 황금같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물론 미국과의 대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미국이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알고 시작해야 한다. 그들은 과거와 같은 아태지역의 수퍼 파워가 아니다. 아태지역에 관한 한 이미 중국에 밀리기 시작했고 그 간극을 한국을 붙잡음으로써 메우게 되기를 바라는 초조한 형국임을 직시해야 한다. 그래서 더욱 신경질적이고 위압적으로 나올 수도 있겠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태에서 합리적 해법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 해법은 어쩔 수 없이 차기 한국 정부가 만들어 가야 한다. 어떻게? 중국 러시아와 긴밀한 협조, 그리고 남북한 접촉을 통한 대북 설득을 통해 핵문제에서 진전을 만들어 가고 그것을 토대로 미국을 견인하는 수순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협의를 긴밀히 해야 한다. 사드 국면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한중 양국이다. 서로 싸울 일이 아니다. 흉금을 열고 대화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중국이 경제지원을 매개로 북한을 설득하고 또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대북 영향력을 동원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러시아가 미국을 제외한 5자 대화를 들고 나온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북한 역시 지금은 망상을 버려야 한다. 미국과 직접대화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투자 유치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트럼프가 기득권의 포로가 되지 않았다면 기대해 볼만한 구도였으나 지금은 반동의 계절이다. 버티는 것은 이용만 당할 뿐이다. 그 보다는 중국 러시아 한국 등 주변에서부터 일단 해법을 찾으며 숨 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칼빈슨 항공모함의 ‘수상한’ 동해 작전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786985.html


키리졸브 훈련의 국제정치학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애리조나를 모항으로 하는 3함대 소속이다. 3월초에 가본 동해의 칼빈슨호에서는 엄청난 전력으로 F/A-18 호닛을 단 4초 만에 창공으로 밀어 올리는 캐터펄트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불과 30분 만에 전투기와 정찰기, 급유기를 포함한 2개의 비행팀을 작전에 투입해놓고, 지휘통제실의 장교들은 강자 특유의 느긋함으로 전광판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강습 항모전단은 유사시 동해에서 30분 이내에 북한 전역의 어떤 표적이라도 초토화할 수 있는 엄청난 억제력을 발휘한다. 제임스 킬비 항모전단장은 “3월 중순 부산 입항을 앞두고 우리는 달콤한 휴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언가 이번 동해에서의 작전이 무척 복잡하고 고단한 여정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칼빈슨 항모는 지난 15일 부산에 들어와 일반에 공개됐다.


1월말, 미 애리조나 3함대 모항에서 출발한 칼빈슨 항모전단은 14일간의 항해 끝에 남중국해에 도착해 동남아 국가들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서 2월 한달 내내 중국을 향해 위력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예전에는 3함대 전력이 태평양 한가운데 날짜 변경선을 통과한 이후에는 7함대로 작전통제권이 귀속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7함대 작전구역으로 진입한 항모전단 지휘권을 3함대사령관이 그대로 행사하고 있다.

서태평양에서 태평양사령관 예하 두명의 함대지휘관이 동시에 작전을 관할하는 기현상이다. 이에 대해 미군 쪽 관계자들은 “남중국해에서 작전의 수요가 폭증해서 7함대의 작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한다. 중국의 군사력이 난사군도 일대로 확장됨에 따라 7함대 홀로 한반도 주변 해역과 동남아 해역을 동시에 맡기엔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3월에 동해로 이동한 칼빈슨 항모전단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전개하는 동안 일본 자위대의 헬기 항공모함 이즈모가 남중국해로 급파되어 동남아 국가들과 해상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양상을 종합하면 미국은 동남아와 동북아에서 각기 다른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2개의 전쟁수행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서태평양 전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막아서는 방파제를 견고하게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뜻한다.

이 지점에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 개념에 중요한 변화가 눈에 띈다. 과거에는 미국의 군사력 운용 개념은 전략적 관문에 해당되는 특정한 지점 또는 특정한 국가를 지목해서 군사력을 신속하게 투입하는 유연성이 핵심이었다. 남중국해나 대만해협, 서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같은 특정한 분쟁 지점을 기준으로 군사력을 투입하는 포인트 방어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느 한 지점에 국한되지 않고 서태평양의 남쪽과 북쪽이라는 지역 전체에서 일정한 군사력을 운용하는 지역방어 개념으로 운용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남쪽은 7함대사령관, 북쪽은 3함대사령관이 담당해 동시에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이런 특이한 양상은 그만큼 서태평양 지역방어 전략이 많은 군사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은 참으로 바빠졌다.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환, 참수작전

현재 진행 중인 키리졸브 한·미 군사연습과 독수리훈련은 2016년부터 그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 2015년까지는 북한의 남침을 가정해 한미연합군이 방어-공격-안정화 위주의 시나리오별 연습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2016년부터는 북한 핵심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개념을 담은 ‘작전계획 5015’에 기초한 공세적 군사연습으로 그 성격이 바뀌었다. 이번 훈련에서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참수작전과 북한 핵 미사일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을 작전의 최우선순위로 끌어올렸다.

훈련 기간 동안 한·미·일 3국의 이지스 구축함이 미사일방어(MD)를 위한 정보공조체제를 점검하고 강화하는 훈련도 병행했다. 여기에 투입된 주요 전력은 칼빈슨 강습 항모전단과 주일미군에 배치된 F-35B, 강습상륙함(LHD) 보놈리처드와 상륙수송함(LPD) 그린베이, 상륙선거함(LSD) 애슐랜드, 미국 특수부대 레인저, 델타포스, 데브그루(네이비실 6팀), 그린베레, 미사일방어전력 사드 체계 일부 등이다.

특수전 부대에 의한 김정은 참수작전은 그 명칭이나 시나리오에 있어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미국이 국가 지도부를 대상으로 참수작전을 전개한 사례는 1989년에 파나마 독재자 노리에가 체포작전, 2003년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 체포작전, 2011년에 네이비실 6팀이 수행한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 정도다. 제나 조던이라는 학자가 2009년에 1945년에서 2004년까지 298건의 테러집단 지도부 제거작전을 분석해본 결과, 효과가 입증된 사례는 17%에 불과했다. 특히 종교나 극단주의 집단 지도부 제거작전의 경우, 효과적이 아닐 뿐만 아니라 오히려 테러 활동이 증가하는 역효과까지 초래했다.

북한 선제타격 역시 마찬가지다. 북한의 핵 미사일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어떻게 식별할 것이냐의 문제가 관건이다.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와 고체연료 미사일로 인해 초기 발사 징후를 탐지하기 곤란해졌다. 김정은 참수작전의 경우에도, 만일 김정은의 소재 파악에 긴 시간이 소요될 경우가 문제다. 설령 참수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더라도 김정은이 핵무기 발사 권한을 북한 전략군사령관에게 미리 위임했거나, 김정은 부재로 북한 권력 내부의 불확실성이 증대될 경우에는 외려 더 큰 참사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극도로 생존의 공포에 내몰린 북한 정권 수뇌부가 핵무기를 자폭용으로 사용하기라도 한다면 한반도는 말 그대로 공멸이다. 이런 구체적 위험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일체의 대화나 전쟁 방지를 위한 예방외교를 생략하고 한미연합군이 공개적으로 김정은 참수를 외치는 행보는 매우 신중하지 못한 강압 일변도의 정책이다.

대한민국 안보의 최대 적은 ‘불확실성’

북한의 핵 미사일이 한국과 그 동맹국에 대한 선제공격용(프랑스형)이냐, 아니면 먼저 공격받았을 때 보복의 수단으로 사용할 응징보복용(인도형)이냐, 그것도 아니라면 강대국을 한반도 문제에 개입시키기 위한 유인의 목적(이스라엘형)이냐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북한이 극도로 고립되어 안보가 매우 불리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인식할 경우에는 핵무기를 선제공격용으로 사용하려 할 것이고, 비록 불리하지만 어느 정도 대화의 숨통이 트이고 안보위협을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응징보복용으로 사용할 것이며, 안보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강대국 유인의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북한 핵 위협에 노출될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를 통제할 수 있도록 섬세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핵 시대에 이러한 종합전략이 수립되지 못하고 그저 선제공격과 김정은 참수만을 외칠 때 대한민국 국가 파멸의 위험도 동반해서 높아진다는 건 냉엄한 안보 현실이다.

북한으로서도 자신의 핵 개발이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 목표와 군사적 개념으로 추진되는 것인지를 명확히 정하고 주변국과 대화와 양보의 협상 여지를 남겨두는 편이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도무지 그 목적을 알 수 없는 맹목성으로 극단적 전략을 서슴없이 구사하는 통에 또다른 맹목성으로 충만한 대북 선제공격 세력을 스스로 초대했음을 자각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한반도 정세 불안의 원천은 완성되지도 않았고, 완성될 수도 없는 두 개의 극단 전략이 대치함으로써 예측이 불가능한 불확실성으로 질주한다는 데 있다. 전쟁의 위험이 관리 불가능한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이 사태를 심상치 않게 인식하고 있는 중국은 사드 저지를 위한 한국 제재 등의 보복조처 강화를 천명하고 있고, 이 기류는 제19차 당대회가 열리는 10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 관리들조차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시진핑의 태도가 너무 강경해서 그 앞에서는 다른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한다. 여기서 한국은 안보와 경제의 복합 위기라는 태풍을 맞아 거의 빈사 상태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칼빈슨 항모가 동해에 전개되는 동안 미국의 사드 요격 체계는 속속 한반도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3월6일, 사드 발사대 2대가 오산 공군기지로 전개된 데 이어 지휘소와 레이더가 순차적으로 전개되고, 이를 하나씩 공개해 언론에 대서특필되도록 하는 정략적 전개 양상이다. 지난해 12월 토머스 밴들 미 8군사령관은 언론간담회에서 “사드는 한국의 대통령선거 등 정치적 조건에 따라 배치 시기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어떻게든 대선 이전에 사드 배치를 완료하고자 하는 정치적 시간표는 사드 전개와 동시에 자유한국당이 사드에 대한 태도가 명확하지 못하다며 문재인 후보에 대해 맹공을 퍼붓는 정치 공세와 함께 움직였다.

지난해 2월에 미 의회에 제출된 ‘2017 회계연도 대통령의 예산 제안서’는 “사드는 오직 항공기에 의해서만 수송되며 도착 4시간 만에 작전에 투입될 수 있는 빠른 지역방어 능력을 제공한다”고 기술돼 있다. 언제든 빠르게 전개되어 작전에 투입되는 야전형 무기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성주의 사드 부지가 미군에 공여되고 측량과 기본설계를 거쳐 부지 조성 및 시설 건립이 완료된 5월 이후에 한꺼번에 들여와 즉시 작전에 투입하는 것이 원래 예정된 정상적인 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한·미의 사드 전개 방식은 실제 군사작전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창고에 보관할 목적으로 그 구성품을 하나씩 천천히 들여오고, 그 사실을 그때마다 언론에 터뜨려 중국과 한국 내 반대자들의 피를 말리는 정략적 방식이다. 여기에는 사드를 대선 한복판으로 끌어들이자는 정치적 목적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미국이 한국 대선의 한복판으로 들어와 야당 후보를 길들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미-중 간의 물밑 거래 가능성 출현

키리졸브 한·미 군사연습과 병행해 한반도 주변 정세는 조용하면서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아시아 전체를 전쟁터로 만든 미국은 트럼프 정권 초기에 힘의 과시라는 정치적 충동에 떠밀려왔지만 언제까지나 긴장을 감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18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고 4월초에는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두 강대국은 상대방을 길들이기 위한 치열한 가상전쟁을 수행해온 만큼 이번에는 서로의 이익을 흥정하고 거래하는 쪽으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군 현대화를 추진하는 만큼 그 부상의 속도가 가히 독보적이다. 2015년부터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을 지켜본 중국은 이를 신호로 급속히 국방비를 증가시키기 시작했다. 투명성이 결여된 중국 국방예산 시스템까지 고려하면 발표된 것과 달리 실제 규모는 한국 국방비의 4배가 넘는 20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2040년께면 국방비에서도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판에 지금 미국과 맞서서 불안정을 감수해야만 할 합리적 이유가 발견되지 않는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중국이 한국의 사드 레이더에 대해 중국을 감시할 수 없도록 미국이 문서로 보장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사드를 절반만 묵인해주고, 미국은 중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동의해주는 방식으로 물밑 거래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사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지 모르나 그 대신 한국에 배치될 미국의 다른 전략자산, 예컨대 줌월트 구축함이나 레일건, 무인공격기, SM3 요격미사일 등이 탑재된 이지스 구축함 등으로 쟁점이 옮겨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어느 하나 새로 출범할 한국 정부에는 부담이 아닌 것이 없다.

주변국의 표적이 될 한국의 차기 정부는 가난한 전쟁주의자로 살 것인가, 부유한 평화주의자로 살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중 간에 조성되는 대화의 국면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3월 키리졸브 훈련에서 보였던 이해할 수 없는 미국의 강압 정책이 그대로 현실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옆에 완만한 초원이 기다리고 있는데 북한은 왜 벼랑 끝으로 달려가야만 하는가? 궁극적으로 공은 다시 북한에 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