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파면의 두 가지 의의!

대통령 파면 결정의 두 가지 의의!

그렇게 박근혜 씨는 스스로 자괴감이 든다고 자인할 정도로 '깜'도 아니었던 대통령직에서 드디어 파면 되었다. 그로 인하여 박 씨 자신도 자기에게 걸 맞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으니 참으로 잘된 일이고(범법행위들은 그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그 본인을 자유케 하는 것이고), 더구나 숨 막히는 강대국들의 틈새에 있는 이 나라의 경제는 물론 안보와 외교 등 모든 분야가 엉망이 되어 탈출구도 거의 보이지 않던 터널로부터 기사회생하게 되었으니 이 어찌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가 아닌가.

그리고, 청와대에서 나온 날 12일

이 나라의 각계 각층의 정말이지 깜도 아닌 자들이 책임 없는 권한만 가지고 판을 쳐 제대로 망조든 상황에서 우리는 이제 겨우 숨통을 트게 되었다. 이제는 박 씨와 함께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자들을 발본색원하여 불법 점유한 재물과 지위들을 모두 환수조치하고 공직과 정계로부터 은퇴시켜야 할 때다. 혹시라도 설마, '그나마 최후의 보루 헌법재판소, 너희 마저?!' 하였던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 줌으로써 최소한 탄핵 인용을 줄곧 찬성한 80%의 국민들의 손을 들어 준 헌법재판관들의 상식과 공직자로서의 자세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 우리나라 민주 공화국 헌정사상 초유의 일인 이 역사적 사건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핵심 의의는 무엇인가?

어느 한 쪽의 주장이 승리 또는 패배했다는 식의 생각이나 무슨 이념 세력들의 충돌이라는 식의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더 이상 이런 이야기를 논할 가치도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다. 그처럼 무섭도록 단선적인 사고 밖에 할 수 없으니 분열과 야합을 도구로 삼아 우리 사회의 모든 공공재를 철저히 사사화(私事化)시키는 자들의 온상으로 이용만 당하는 '노예 궁민'의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먼저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정미 재판장의 선고 내용 전체를 들어보자.

그렇다. 사실 모든 논지들의 핵심은 서론과 결론에 있듯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결정 선고문의 서론과 결론 부분에서 이미 그 무엇보다 중요한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의 의의 두 가지'를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본론의 법리적 판단 부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직간접적으로 이들을 이 자리에 세운 당사자인 나는 이분들의 전문적이고 양심적인 엄정한 판단들을 그대로 믿고 승복하므로 감히 재론할 이유가 없다. (본론 부분의 녹취록은 인터넷 검색해 볼 것)

하나, 서론 부분

"2016 헌나 1 대통령(박근혜)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의 진행 경과에 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여 왔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들께서도 저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많은 번민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재판관들은 이 사건이 재판소에 접수된 지난 해 12월 9일 이후 오늘까지 휴일을 제외한 60여 일간 매일 재판관 평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재판 과정 중 이루어진 모든 진행 및 결정에 재판관 전원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재판장인 저나 주심 재판관이 임의로, 개인적으로 진행한 사항은 전혀 없습니다.

저희는 그간 3 차례의 준비 기일과 17 차례에 걸친 변론 기일을 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청구인 측 증거인 갑 제174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12명의 증인, 5 건의 문서송부촉탁 결정 및 1 건의 사실조회 결정, 피청구인 측 증거인 을 제60호증에 이르는 서증과 17명의 증인, 6 건의 문서송부촉탁 결정 및  68건의 사실조회 결정을 통한 증거조사를 하였으며 소추위원과 양쪽 대리인들의 변론을 경청하였습니다. 증거조사된 자료는 4만8천여 쪽에 달하며 당사자 이외의 분들이 제출한 탄원서 등의 자료들도 40박스 분량에 이릅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입니다.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선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에 임하고자 합니다. 저희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이 선고가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둘, 결론 부분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 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입니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 국민담화에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 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 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여야 할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 위헙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함으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첫째는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는 것! 둘째는 그러므로 제 역할이 무언지도 모르면서 더구나 형사 상의 범법행위에 대한 인식조차 없이 거짓말과 은폐를 당연한 것으로 아는 그런 대통령이라면 우리가 얼마든지 파면시킬 수 있다는 것! 자신들이 위임한 권력을 주권자인 우리 국민이 회수할 수 있다는 것! 이 너무나 당연한 진실 하나를 이처럼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가 거리에 뿌려졌는지 그리고 이제는 적어도 이 정도는 된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있다는 것!

물론 나는 박근혜 씨에 대한 대통령직 파면 선고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같은 취지의 글을 올리려고 했다. 지난 일이지만 적법한 선거에 의해 이 나라 일부의 국민들이 민의를 모아 지지하여 만든 정당인 통합진보당을 그처럼 재판소의 판결로써 전격 해산시켜버린 일에 대하여 원론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으나, 설령 그런 적법한 정당이라 할지라도 이후의 활동이나 지향하는 바가 '헌법에 현저히 어긋남으로, 우리의 헌법적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그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며, 또한 헌법재판소의 고유 권한으로 우리의 헌법에 저항하는 정당의 해산 판단권이 현행 헌재법에 명시되어 있기에 그 어떤 이의도 달지 않고 받아들였었다.

왜냐하면, '헌법 재판소'야말로 아니 '헌법'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 줘야 하기 때문이다. 헌법을 유린하는 군사독재 정권들 때문에 생긴 헌법재판소가 참으로 이렇게 제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나는 나 스스로를 신앙과 신학적 이유들로써 성서적 아나키스트(나는 이를 야훼-예수이스트,라고 부른다)라 자처함에도 말이다.

이분은 이번 헌법 재판관 8인 중 한 분으로 '안창호 재판관'이다. 과거 공안 검사 출신이며 보수 성향이 짙은 재판관으로 알려졌고 통합진보당 해산 건에서도 그 당의 활동을 대역 행위라고 밝힌 분인데, 이런 분이 이번 건에 대하여 낸 보충 의견이 있다. (이 분의 보충 의견 전문을 보려면, http://m.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9460)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고 있는 그 내용 중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후안무치 파렴치한들이 너도 나도 자칭 보수,라고 하는 이 나라에서 이처럼 진정한 보수의 진수를 보여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아모스 5장 24절)." 성경 말씀이다. 불법과 불의를 버리고 바르고 정의로운 것을 실천하라는 말씀이다.

○ 이 사건 탄핵 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이 사건 탄핵심판은 단순히 대통령의 과거 행위의 위법과 파면 여부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헌법적 가치와 질서의 규범적 표준을 설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 피청구인에 대한 파면 결정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기반으로 한 헌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며, 우리와 우리 자손이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에서 정의를 바로 세우고 비선 조직의 국정 개입,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정경유착과 같은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한 것이다.

이정미 재판장은 당일 아침 일찍 재판소에 출근을 하면서 이렇게 작은 미용 기구를 그대로 머리에 매단 채 출근하였다. 얼마나 이 일에 초집중을 해 주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는 것!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위엄이 도리어 이 두 개의 평범한 미용 도구에서 보인다는 것! 이런 공직자의 모습, 역시 참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헌법 아래에 있고 법 앞에 평등하다. 그래야 한다. 그렇기에 여전히 노예적 근성에서 깨이지 못한 어리석은 궁민들이 또한 우리 전체를 망치는 주범들이기도 하다. 적어도 이 땅의 모든 권력자들과 가진 자들은 다름 아닌 우리들의 것을 우리들로부터 부여 받았거나 또는 허락없이 점유하고 있는 자들이라는 것!

이쯤에서 나는 성서로 돌아가 본다. 특히 구약성서로부터 면면이 이어져 갈릴리의 그리스도 예수께로 와서 드디어 만개된 인류 최상의 가장 실질적이고 현세적인 보편적 가치!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공평과 정의가 구원(공존 공생의 길 그리하여 과연 모두가 '사람'으로 사는 일)이다! 

영혼 구원이라고?! 그러면 그 영혼이라는 게 뭔데?! 자기 자신이 먼저 깔끔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 봐!? 안 되지? 그런 이상은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스스로 바보(우리 동네 사투리로 '시저리'라고 하지)라는 거, 알지?! 오히려 신구약 성서의 '영'이 루아ㄱ흐 또는 프뉴마... 그러니까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개념인 ghost도 phantom이나 apparition도 specter도 아닌 spirit... 여러 의미 중에 특히 정신, 마음, 활기, 기백, 기운, 성품, 기질, 기풍, 풍조 등을 가리키는 사전적인 의미를 가진 용어라는 거,,, 영혼이라는 게 우리 몸 속에 있다가 죽으면 쑤욱 빠져나가는 그런 뭐라고 여기는 이 웃기는 인식의 수준이란! 이런 불편한 진실을 이해하고 알아 먹는 거, 이게 얼마나 목숨만큼 어렵고 중요한 건지! 아이고!!!

그리고 성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의 주인은 '하느님'이다!" 그런데 "야훼님이 '진짜' 하느님이다!" 왜냐하면 "야훼 하느님이야말로 이 땅 '모든 사람'의 하느님으로서 그 중에서도 특히 배제된 이들에게는 '아비' 가 되시는 하느님"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파면이 아니라, 하야하라고 그랬건만.

여기에서 '아비/아버지'는 법적 사회적으로 어떤 권한의 행사도 주장도 할 수 없었던 고아와 과부들과 나그네 곧 거류민(외국인, 떠돌이 유민 등)들, 갈릴리 예수께로 와서는 성전과 자칭 아브라함의 자손 집단으로부터 배제되어 그 어떤 법적 사회적 보호 장치도 없던 병든 자들과 악령 들렸다고 매장된 이들의 법적 보호자/후견인을 가리킨다. 

성서의 핵심이 이러니, 애써 외면하는 이런 성서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 자신은 그런 배제된 자들에 속하지 않은 것 같아 더욱 편치 못하게 되는 기독교인들(다시 말해서 금송아지 곧 상류층 숭배자들이랄까)에게 어찌 이 복음을 전할지 언제나 난감 그 자체다! ㅡ,ㅡ

과연 우리 예수교 교회 구성원 모두가 수호해 나가야 할 우리 모두의 보루, 그리고 그것을 끝내 지켜내는 역할을 감당해야 할 교회 공동체의 최후의 보루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위해 우리가 주체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파면시켜내야 할 대상은 무엇일까? 이진성 재판관은 지난 12월 15일 헌법재판소에 대하여 매우 짧지만 결정적인 한 마디를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이름으로 헌법을 수호하는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