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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칼럼]

요즘 가스총교단의 현실

by 농자천하/ 2018. 9. 12.

 

 

2010-2011년 내내 목동제자교회 문제로 노회와 총회의 정치 목사들과 힘겹게 싸워야 했었다.

 

제자교회 담임목사였던 J씨가 (검찰조사로 드러난 것만) 수십억의 교회 헌금을 횡령했는데, 이를 문제삼은 장로, 권사, 집사 약 70명을 출교한 일 때문이었다.

 

하필 그 일이 내가 속한 노회(합동 한서노회)에서 벌어졌다.

 

제자교회 장로들을 출교시키는 정기 노회 자리에, 목사 회원이 200명이 넘었는데 99.9%가 횡령한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너무 어이가 없고 부끄럽고 분통이 터졌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내가 속한 노회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일을 바로 잡아놔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햇수로 2년이라는 시간을 노회와 총회의 정치 목사들과 살벌하게 싸웠다.

 

그 과정에서 거의 아무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사방에서, 목사가 목사 편을 들어야지, 그게 아니라 목사를 잡는다고 나를 비아냥대고 모함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초지일관 계속 싸웠다.

 

그리고 횡령한 J는 감옥에 갔고, 출교된 장로들은 다시 장로직을 회복했다.

 

목회와 출판일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거기에 더해 노회와 총회의 정치꾼들과 힘겹게 싸우던 나는 이제 좀 한숨을 돌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소망을 품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

 

정치 목사들이 사방에 소문을 내기를, "김ㅇㅇ이 제자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탐내고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이다"라고 나팔을 불어댔다.

 

그뿐이 아니었다. 내가 합동 교단에서 20년 이상을 쌓아왔던 목사 인맥을 다 포기하고 헌신적으로 도와줘서 장로직을 회복한 인간들까지 정치목사들 편에 서서 부화뇌동했다.

 

더욱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그다음부터는 노회에 가도 아주 대놓고 나를 왕따시키는 것이었다.

 

내 앞에서는, 김 목사 덕분에 우리 노회와 총회가 체면을 차렸어라고 말하면서도, 뒤에서는 온갖 거짓말로 나를 모략했다.

 

오랫 동안 갈등하고 고민하다, 마침내 교단을 나오기로 결심했다.

 

내가 남의 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투쟁한 것이 아니라는 것, 내가 사심이 없다는 것을 그것으로라도 증명하고 싶었다.

 

사실 교단을 나오게 되면, 담임목회를 그만두게 되면, 나로서는 당장에 잃을 것이 너무 많았다.

 

(당시는 가족부양에 대한 걱정 때문에 택배, 꽃배달 등등 별의별 것을 다 생각해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내 순결한(?) 자존심과 영혼을 지키고 싶었다.

 

그게 6년 전 일이다.

 

그때 내가 합동을 나오면서 (나를 만류하던) 친구들과 주변 목사들에게 해 준 말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 합동은 그 안에 속한 개별 목사들과 신자들은 하나님이 구원하시겠지만, 교단 전체로 보면 하나님이 버리셨다고 확신해."

 

나는 지금도 그 생각에 조금도 변함이 없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제 합동총회에서 나를 이단조사위원회에 회부했다고 한다.

 

<ㅇㅇㅇ의 기도>가 이단성이 있어서란다.

 

나는 확신한다.

 

내가 아니라, 네 놈들이 이단이라고 말이다.

 

그나마 쬐끔 위로가 되는 것은 나만이 아니라 느헤미야, 청어람 등등도 다 조사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지랄이 풍년이라는 말은, 아마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이지 싶다.

 

그래.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한 번 제대로 붙어보자.

 

 

(페북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