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喝)! "출가자는 그래야 해!"
(타산지석으로 삼을 이야기, 하나)
28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 설법전에서 '법정 스님 1주기 추모재'가 열렸다. 본사인 송광사와 총무원, 법정(法頂·1932~2010) 스님 문도를 비롯해 1000여 명의 신도가 길상사 법당을 가득 메웠다.
추모 법문을 맡은 송광사 방장 보성(菩成·83) 스님은 법상에 올라 '출가 수행자의 본분'에 방점을 찍었다. 전임 주지 덕현(德賢) 스님의 갑작스런 사퇴로 인한 길상사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겨냥한 일침이었다.
보성 스님은 젊은 시절 법정 스님이 스승인 효봉(曉峰·1888~1966·조계종 초대 종정) 스님을 시봉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때 노장(효봉 스님)께선 쌍계사에서 법정 스님과 단 두 분이 사셨다. 그래도 공양(식사) 때는 반드시 발우를 펴시고, 오후 불식(오후에는 식사를 하지 않음)을 하셨다. 찬(반찬)은 아주 보잘 것 없었다. 그래서 하루는 20리 떨어진 구례 장터에 가서 찬거리를 사고, 아는 집에 가서 고추장도 좀 얻었다. 그걸 가지고 오느라 법정 스님은 그만 공양 시간에 조금 늦고 말았다. 그때 효봉 스님이 '법정아, 이리 좀 들어오너라'라고 하더니 '오늘은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그만 점심을 먹지 말자'고 하셨다."
좌중에는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을 깨고 보성 스님은 "자, 여러분. 이게 무슨 말입니까?"라고 되물었다. 답이 없자 보성 스님은 "내가 세세생생(世世生生·몇 번이든 다시 환생하는 일) 이 일은 잊지 못할 거다. 내 말이 둔하게 들려도 그래도 이 말은 들릴 거다"라고 잠시 좌중을 둘러본 뒤 벼락같이 소리를 버럭 지르고 법상에서 내려왔다.
"출.가.자.는. 그.래.야.해 !! "

(목판화, 이철수 선생의 작품 : http://www.mokp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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