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농업대학 입학하다
모든 농업관련 정보들은 군 농업기술센터, 도 농업기술원, 농림부 홈페이지 등등에 있다고, 홍성군 장곡면 신동리 이장, 나의 멘토이며 존경하는 선배 오필승 선도 농부 목사님의 말을 듣고 작년 겨울부터 태안군 농업기술센터와 충남도 농업기술원 홈페이지의 교육관련 일정을 연일 살폈다. 물론 "이제 나는 지금까지의 목회자가 아니다~ 나는 농업인이다! 나는 농사꾼이다! 나는 농부다! 농부다! 농부다!....를 연일 되뇌며 한 겨울, 실어다 놓은 장작(내년, 메주 콩 삶을 때 쓰려고 하는)을 패며 살았다.
지금에 와서 보니, 한 해 농사라는 것은 이미 직전 연도 가을부터 시작되는 것, 이듬해 작부 계획을 완성하고 토양검사를 하고 예상되는 퇴비와 비료를 미리 계산해서 신청해 두고, 종자 신청을 하고... 해야 하는 것! 마을 이장님을 통해서 말이다. 농촌에는 이런 말이 있다. "이장님하고 친하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ㅋ 나에게는 신동리 이장 오필승 목사님이 있고 또 우리마을 태안군 남면 달산2리 한병희 이장님이 계시다. 이런 복이!
그런데 고대하고 태안 농기센터 대강당에 달려가 참여한 "강소농" 기본 교육은 '농업경영개선 프로그램'이었다. 말하자면 이미 농업경영을 하고 있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경영 개선'을 실제로 이론과 실기를 통해 지도해 주는 프로그램. 그래서, "농업대학 귀농 기초반"으로 눈높이를 낮추기로 했다.
지난 3월 20일(금) 오후 2시, 태안군 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태안 농업대학 10기" 입학식이 있었는데, 모두 태안에 귀농한 분들이었다. 나는 태안에 이주한 지 이미 15년째. 귀농인 자격은 이주 5년 이내이기 때문에 입학 신청서에 다음과 같이 써서 냈다. "이미 15년이나 되었지만 농사 시작한지 3년 차, 이제 제대로 선도 농업인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입학을 허락해 주십시오."
(태안 농업대학 10기 입학식)
모두 40여 명, 작목연구반 - 농산물 가공반 - 농촌체험관광반...으로 나누었는데 내가 지원한 '농촌체험관광반'은 모두 7명의 뭉쳤고, 거의 매우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있다. 내 신분이 '목사'라는 것 때문에 공연히 불편을 줄 수 있겠다 싶었는데 모두들 편케 여겨주고 이해해 주어 의기투합, 정말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윈북에 귀농하여 표고버섯 농사를 짓는 조남식 반장님과 공직생활 은퇴를 앞두고 환갑 넘은 나이에 유치원 늦둥이 자랑에 여념이 없는 김철형 소장님, 안면도에서 펜션에 전념하는 천용수 대표, 태안 귀농센터의 듬직한 정진우 선생, 정리 중인 사업으로 아직 출장이 잦은 권한수 대표, 부모님의 포도농장을 체험관광농장으로 발전시킬 고민을 하는 최원섭 군 등이다.
태안 농기센터에 다니면서 눈에 띤 점은, 이곳의 모든 공무원 분들이 대단히 친절하고 열정적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관공서와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매일 느낀다. 특히 귀농인들은 물론 이곳에 드나드는 모든 농업인 교육생들과 매우 관계가 돈독하고 친밀한 모습에, 막막하기 짝이 없던 '농사', 결코 그저 단순한 노동 일이 아닌, 어쩌면 가장 어려운 전문 지식과 기술 그리고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한 '농사'에 대한 두려움이 그런 모습만으로도 사라지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3시간씩 수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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