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 털기 1
틈틈이 밭일하면 되겠지...했던 것인 데 무엇이든, 더구나 '농사라는 것'... 전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결코 안 되는 것!
그렇게 자기 품삯도 안 나오는 걸 평생을 다 바쳐 지어온 농민 어르신들, 가벼이 생각한 벌을 받고 있는 중!
심을 때는 여름 내, 비 한 방울 오지 않더니 급히 베어 놓고, 바짝 말라 타닥을 하렸더니,
하루에 한 차례씩, 줄곧 쏟아지는 비로 그냥 밭에 커다란 포장을 덮어 둘 수밖에 없었다. ㅜ,ㅜ
요즘 햇볕이 좋아서, 타작해 들이려니, 오전 내내 계속, 안개비가 줄줄!
여튼, 농사는 '시기'다. 그래서인지, 우리 마을의 고유 사투리 중 '바보!'를 "시저리!"라고 한다. 뭔 뜻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니, 바보 - 멍청이 같은 말보다 훨씬 더 이곳 분들의 고단했던 삶과 해학이 담긴 말 같다. 뜻인 즉, '시절을 모르는 것!' - '시절이' - '시저리' 인듯. ㅋ
농사든 해루질(갯벌 일)이든 집안 빨래든... 그 옛날부터 오직 '하늘'이 결정하는 날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쫓기면서 근 1천 5백년이 넘게 살아온 옛 사람들의 흔적이 있는 이곳 태안반도!
'시절 모르는' 그래서 '때'를 놓치는.... 정말이지 본의 아니게 털어내지 못한 채 밭에서 비에 다 털리고, 새들 먹이고 주는 농작물을 마을 어르신들이 얼마나 아까워하고 속들을 태우셨던지! 이 농사 왕초보 시저리는, 그저 죄송할 뿐~.~
털어낸 것은 부대에 그냥 남아서, 일단 교회당 아래 텃밭으로 이동.
후닥닥 거리는 비가 여러 번 두드려 줘서, 밭에 떨어진 게 이 정도, (베어 눕혀 놓은 곳)
그래도 알은 굵다.
어두워지기 전에 일단 마무리하려고 했더니
아이구~ 이게 웬일이여!!! 유년 시절부터 고향교회에서 복작대는 남매들처럼 함께 큰 동무들이 정말 여럿인데
이제 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이 된 동생, 박 권사님이 청년이 다 된 아들을 데리고 전격, 방문!!
ㅎ~ 우리 협동조합 작업반장님, 깨를 타작하는 저 매운 손! 올 연세가, 여든 셋!!
결국 오늘도 마무리 못하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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