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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칼럼]

[한마음 칼럼] 나는 왜 농목으로 사는가? 16

by 농자천하/ 2019. 12. 7.




한마음 칼럼 : “왜 농목으로 사나? 16”
 
나중에 그 일이 어렵사리 종결된 뒤, 그 목사 부부는 어느 주일 오후에 나를 찾아와서 온갖 푸념 섞인 소리를 다 쏟아놓고 갔다. ‘특별기도라는 걸 더 쎄게 하지 그랬소?’라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이 일에 연루된 그 교회 교인의 가족들, 그리고 남면에서 그 땅을 모르고 구매했던 사람들까지 전부 나를 찾아와 하소연했다.


그 교단 노회의 노회장은 우리 남면 출신 목사였는데, 지역 교회 연합회 자리에 찾아와서 또 내게 무례한 말을 가리지 않고 했다. “도대체 교회 장로를 어떻게 가르쳐서 이런 사달이 나게 합니까?” 묵묵히 듣다가 한 마디로 대답했다. “나한테 그러지 말고 그 교회 목사를 불러 책망하시오. 내가 그 일을 가장 먼저, 그 목사한테 가서 일러주면서 노회에 보고하고 상의하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가 특별기도를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거라고 하더군요.” 그러자 미처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하면서 그 노회장은 깍듯이 사과하시고 돌아갔다.


소문이 돌고 돌아 내게 들어왔다. 그 교회의 부동산은 노회 유지재단도 또 그 교회 자체 법인도 아닌, 교인들 몇 명의 공동명의로 등기가 된 상황이었다. 교인들한테는 맘에 들지 않는 목사를 내보낸 다음 우리 교단으로 옮기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며 서명을 받았다고 했다. 넓은 교회 땅을 교인들 몰래 일부는 그 교회 교인 중 협력자 명의로 등기하였고 또 일부는 자신의 지인에게 매각하고 나머지는 우리 교단 노회 유지재단에 등기 신청을 해 놓은 것이었다.


이 일은 양쪽 교단의 노회에서 대단히 큰 문제로 파문이 일었고 덕분에 나는 근 1년 동안 이 사건으로 어이없이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우리 노회에도 이 일에 관련된 이들이 있었기에 이 못된 범죄에 대한 처분을 노회에 공식 요청하지 못했다. 내막을 알지 못하는 목사들은 ‘교회 하나 우리 교단으로 오는 걸 왜 막았냐?’고 하는 이도 있었다. “내가 막은 게 아니라 정식 재판에서 그렇게 판결 난 거요. 다른 교단 교회는 교회가 아니오? 그 교회 교인들도 주님의 양들인데, 그렇게 수단으로 여겨도 된단 말이오?” 지금 생각해도 의분이 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일은 장로 직분을 권고 사직시키고 교계 신문에 공고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의 자녀들과 우리 당회의 부담을 고려하여 ‘자의 사임’하도록 처리하여 노회에 보고하였다. 수개월 뒤 출소한 그는 ‘교회에 덕을 끼치지 못하니 다른 교회로 가겠다’고 또 맘에 없는 소리를 하면서, 몇몇 교인에게는 나와의 갈등으로 몰고 가기 시작했다. 얼마 후 다른 면 소재지 교회에서 주일과 수요일마다 승합차를 몰고 달려와서 좋다고 데려가기 시작했다. 그 교회 목사가 내게 큰소리쳤다.


“목사님, 내가 그를 딱 1년만 제대로 가르쳐서 다시 보내줄 테니 염려 마십시오.” 그가 어떤 자이든 교인 하나에 그렇게 극성떨지 못하는 우리가 잘못인 걸까? /계속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