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至難한 생애와 유품들
통학버스 정기검사, 코로나19로
자동차 공업사도 텅텅 비었다
가장으로 한 생애 살아야 하는 이들로
잠시 술렁이던 사무실은
곧바로 정적에 잠겼다
우리는 다들 방치된 부품들이다
누구도 제 인생을 사는 이는 없다
작은 면소재지는 텅 비어가는데
어쩌려는 건지 우리는 여기에 있다
이제 희망은 두려움이다
그래도 무심한 벗꽃은 피겠고
상관없는 피서객들은 또 몰려오겠지
면소재지 학교보다 아이들이 더 많은 학교
그리고 나는 다시 돌아와 앉다
아직도 나는 누군가가 우리의
그리스도님이기를 요청하고
여전히 제대로 홀로 걷지를 못해
다만 흔들리면서 구원을 갈망하는
그냥 안쓰러운 한 무명의 구도자
나는 어서 나를 더 용서해야만 한다
불현듯,
내 아버지의 유품들
마지막 몇 년 동안 필사성경을 쓰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맡겨 드려 보려고' 했던
하지만 그런 운은 처음부터 없었던
아버지의 그토록 至難했던
탐구의 그 끝 자락에서 아버지는
이걸 손수 조각해서 남겨 놓으셨다
절대의 파산만이 곧 구원이었던
그,사,람,은 아버지한테도 필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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