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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신문
사내칼럼
[취재수첩] 붉은 여왕의 경고
전략
지방 취재가 워낙 많아 시·군청 출입을 밥 먹듯 하고, 공무원들과 동행해 취재하러 가는 일도 다반사다. 그런데 시·군청 담당자들이 자신의 업무에 무관심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정서에 맞지 않는 정책을 펼치는 것을 볼 때면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
7월초 전남의 ㄱ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콘크리트 형태의 논두렁을 보급하는 사업을 벌였다기에 해당 부서 담당자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취재를 마치고 떠나려던 찰나, 논을 지나던 한 농민이 한마디 툭 던졌다. “아니, 논두렁 설치한 지가 언젠디 인제서야 군청에서 둘러보러 온 겨?”
알고 보니 새로운 논두렁을 설치한 지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그날 처음으로 군 관계자가 이곳을 방문했단다. 기자가 현장 방문을 함께하자고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단 한번도 이곳을 찾지 않았으려나.
최근 ㄴ군 농민 예닐곱명과 점심을 먹다 상식 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군청이 마을이장들에게 수개월치 수당을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했다는 것이다. 상품권 활성화 차원에서 일부 읍·면 사무소가 이장의 동의를 받아 한 일이라는 군의 해명을 들었으나 어느 누가 현금을 대신한 상품권을 반겼을지 의문이 들었다.
군 관계자에게 “지역상품권이 잘 유통되게 하려면 이장만이 아니라 공무원 월급도 상품권으로 주지 그랬느냐”고 했더니 그제야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읍·면 사무소에 통일된 ‘이장 수당 지급 방침’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ㄷ군청은 갈 때마다 왠지 모를 위압감이 느껴진다. 낡고 협소한 왕복 2차로 도로 끝자락에 휘황찬란한 고층의 청사가 위용을 자랑하며 갑작스레 나타나니 도무지 익숙해지질 않는다. 이 지자체는 한 조사에서 인구소멸위험지수가 전국 시·군·구 가운데 두번째로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몇십년 후 주민수보다 군청 직원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상상이 머리를 스치는 이유다.
동화 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은 “여긴 힘껏 달려야 제자리야. 탈출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보다 2배 열심히 뛰어야 해”라고 외친다.
위기에 놓인 우리 농업·농촌이 상대적으로 변화 속도가 더딘 건 절박함이 부족하거나 현실을 외면하거나 혹은 타성에 젖은 일부 지자체 구성원의 안이한 자세 때문은 아닐까.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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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하고 나이브한 건
교단 총회 관계자들이 최고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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