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임배추 폭설을 뚫고 배추밭으로! 얏호~ ㅋ.ㅋ
어제 (26일) 아침부터 "농업회사법인 솔향" 설립총회 준비를 하느라 창밖에 뭔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오전 내내 컴터 앞에 앉아있다가, '눈이 많이 왔다'는 말에 밖을 내다보니 이게 웬일!
쓸쓸하기 짝이 없던 늦가을 농촌 풍경이 소리없이 내린 폭설
다육이들, 아직 얼어 죽지는 않겠지,,
위 사진, 저 쪽에 먼저 살던 교회당이 보인다. 이제는 먼 꿈 속 같은 15년이었다.
우리 남면은 해풍의 영향으로 웬만해서는 눈이 거의 쌓이지 않는다.
처음 이사 와서는 이걸 모르고, 먼저 살던 교회당 넓은 마당이랑 진입로를 쓰느라
'시저리'(바보) 짓을 많이 했다. 어쩐지, 늘 나 혼자 눈을 쓸더라 했다. 그걸 얘기해 주지도 않은~,~
하지만 1, 2월이면, 오히려 눈이 꽝꽝 얼어붙고, 4월까지는 바람이 거세어서 진짜 겨울을 나게 된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소규모로 절임배추를 공급하고 있다.
눈발이 마구 날리는 데, 작년에 권사님과 사별하시고 혼자 되신 이 집사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교회, 김장은 하셨남유? 지난 번 아이들이 모여 김장 해 가고 남은 배추가~ 그냥 밭에서 얼겄슈~!"
지난 월요일 <갈릴리신학대학원> 강의 동영상을 얼른 인코딩 시작해 놓고,,,
쌩~하니, 천천히, 집사님네 배추밭으로~
뭐, 사진 찍을 여유가 있을 리 없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발이 옆으로 드러눕더니, 밭에서 나오자 이렇게 잠잠해졌다. ~ㅠ,ㅠ~
점심, 막 차려서 잡수시려다 나오신, 80이 훌쩍 넘으신 집사님께서, 어여 가라고 손사래를 치시는 데
....그 순박하신 농민 아버지의 얼굴에 깊고 깊은 주름이 또 한 번, 그만!!! 눈에 들어오고 말았다!!!!!!!!!
나, 정말, 잘 해야 해~! 나 정말! 이거 잘 해서! 이 어르신들 더 이상 고립되어 살지 않게 해 드려야 해!!
함께 끌어안고 함께 웃고 함께 돌보며 사는, 그게 실제로 어떤 구조여야 하는 지, 교회라는 데서 그게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하는 지, 더구나 그걸 어떻게 이룰 수 있는 건지....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설령 내가 이러다 마는 한이 있어도,
적어도 이 어르신들의 거친 손으로 지은 쌀밥 먹으며 살아온 이상은~ 이거 꼭 해야 해!
누가 뭐래도, 적어도 면 소재지에 하나 씩은 있는 교회들이 이걸 좀 해야 해~
어르신들 자신이 현대판 고려장이라 자조하시며, 가장 두려워하는 '노인요양병원'이 아니라
우리 마을, 우리 면 소재지 안에 있는 소규모 노인 공동 홈, 서로 돌보며 사는 노인 자주자립 협동공동체~!
교회 나오시든 말든, 그건 이 다음의 문제~!~!~!!!!!!!!! 혼자 움직이지 못해게 되어도,
그래도 저 교회가 있으니, 걱정은 읎는 거다~ 최소한 이게, 정말이지 이게..... 먼저닷!
<마을을 교회 삼고! 주민을 교우삼고!>
누구도 그 길을 가르쳐주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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