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農牧의 농촌살이/2015년

절임배추,,, 폭설을 뚫고 배추밭으로! 얏호~ ㅋ,ㅋ

by 농민만세 2015. 11. 27.

절임배추 폭설을 뚫고 배추밭으로! 얏호~ ㅋ.ㅋ

 

어제 (26일) 아침부터 "농업회사법인 솔향" 설립총회 준비를 하느라 창밖에 뭔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오전 내내​ 컴터 앞에 앉아있다가, '눈이 많이 왔다'는 말에 밖을 내다보니 이게 웬일!

쓸쓸하기 짝이 없던 늦가을 농촌 풍경이 ​소리없이 내린 폭설


 

다육이들, 아직 얼어 죽지는 않겠지,,

위 사진, 저 쪽에​ 먼저 살던 교회당이 보인다. 이제는 먼 꿈 속 같은 15년이었다.



 우리 남면은 해풍의 영향으로 웬만해서는 눈이 거의 쌓이지 않는다.

처음 이사 와서는 이걸 모르고, 먼저 살던 교회당 넓은 마당이랑 진입로를 쓰느라

'시저리'(바보) 짓을 많이 했다.​ 어쩐지, 늘 나 혼자 눈을 쓸더라 했다. 그걸 얘기해 주지도 않은~,~

하지만 1, 2월이면,​ 오히려 눈이 꽝꽝 얼어붙고, 4월까지는 바람이 거세어서 진짜 겨울을 나게 된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소규모로 절임배추를 공급하고 있다.


눈발이 마구 날리는 데, 작년에 권사님과 사별하시고 혼자 되신 이 집사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교회, 김장은 하셨남유? 지난 번 아이들이 모여 김장 해 가고 남은 배추가~ 그냥 밭에서 얼겄슈~!"​


 

지난 월요일 <갈릴리신학대학원> 강의 동영상을 얼른 인코딩 시작해 놓고,,,

쌩~하니, 천천히, 집사님네 배추밭으로~


 

뭐, 사진 찍을 여유가 있을 리 없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발이 옆으로 드러눕더니, 밭에서 나오자 이렇게 잠잠해졌다. ~ㅠ,ㅠ~



 점심, 막 차려서 잡수시려다 나오신, 80이 훌쩍 넘으신 집사님께서, 어여 가라고 손사래를 치시는 데

....그 순박하신 농민 아버지의 얼굴에 깊고 깊은 주름이 또 한 번, 그만!!! 눈에 들어오고 말았다!!!!!!!!!

나, 정말, 잘 해야 해~! 나 정말! 이거 잘 해서! 이 어르신들 더 이상 고립되어 살지 않게 해 드려야 해!​!

함께 끌어안고 함께 웃고 함께 돌보며 사는, 그게 실제로 어떤 구조여야 하는 지, 교회라는 데서 그게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하는 지, 더구나 그걸 어떻게 이룰 수 있는 건지....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설령 내가 이러다 마는 한이 있어도,

적어도 이 어르신들의 거친 손으로 지은 쌀밥 먹으며 살아온 이상은~ 이거 꼭 해야 해!

누가 뭐래도, 적어도 면 소재지에 하나 씩은 있는 교회들이 이걸 좀 해야 해~

어르신들 자신이 현대판 고려장이라 자조하시며, 가장 두려워하는 '노인요양병원'이 아니라

우리 마을, 우리 면 소재지 안에 있는 소규모 노인 공동 홈, 서로 돌보며 사는 노인 자주자립 협동공동체~!​

교회 나오시든 말든, 그건 이 다음의 문제~!~!~!!!!!!!!! 혼자 움직이지 못해게 되어도,

그래도 저 교회가 있으니, 걱정은 읎는 거다~ 최소한 이게, 정말이지 이게..... 먼저닷!​

 

 

<마을을 교회 삼고! 주민을 교우삼고!>

누구도 그 길을 가르쳐주지 못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