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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학연구소/교회와 협동조합

협동조합, 개미에게 배운다

by 농민만세 2016. 2. 15.

협동조합, 개미에게 배운다


유엔에서 제정한 '세계 협동조합의 해'였던 지난 2012년, 우리나라에서도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와 재조명이 활발했었고 마침내 그해 12월에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 공표됩니다. 그때쯤에 우리도 협동조합을 한창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어느 과학 잡지에서 재미난 기사를 하나 찾아 읽은 적이 있습니다.




2012년 4월의 과학동아, "개미들도 예방주사 맞는다"였습니다.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원 진화생물학부 매티아스 콘래드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인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개미는 감염된 동료를 돌보는 과정에서 집단 전체가 면역력을 얻게 되어 멸종을 막아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감염된 개미(붉은색 표시)를 다른 개미들이 돌보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정원 개미(Lasius neglectus) 집단에 녹강균(Metarhizium anisopliae)이라는 포자 형태의 치명적인 병균을 퍼뜨리고 관찰합니다.

이 녹강균은 포자를 날려 개미의 몸에 달라붙으면 불과 몇 시간 내에 개미의 딱딱한 겉껍질을 뚫고 들어가서 개미 몸속의 영양분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번식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감염된 개미 집단은 멸종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팀이 실험하고 관찰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이 정원 개미는 동료의 몸을 핥아주는 습성이 있는데 이들은 녹강균 포자가 몸에 달라붙은 동료 개미의 몸을 두 배 이상 핥는 것이었고요



그렇게 서로를 돌보면서 당연히 개미들은 녹강균의 포자를 먹게 되어 많은 개미가 감염이 되었는데, 놀라운 일은 오히려 그렇게 된 개미 집단 내의 치사율은 불과 2%였고, 결국 무리 전체는 건강하게 살아남더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그렇게 먹게 된 녹강균 포자가 개미들의 몸속에서 "백신"이 되었고 그로 인하여 면역체계가 발동, 항균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더 많이 발현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개미들도 백신 예방주사를 맞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를 진행한 크레머 박사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개미들이 서로를 돌보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녹강균이 약하게 퍼져나가면서 전체 집단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이는 사회적 면역 체계(social immune system)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 면역 체계'가 발달된 사회일수록 건강한 사회이며 생존율이 높은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벌써 지난 3년 동안, 



함께 서로 돌보며 건강히 사는 '삷의 협동'을 이루어 보자고 우리 협동조합에서 계속해서 나누며 온 이야기 중 하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