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 이발소, <고등이용원>
태안 남면 달산리 남면초등학교 정문 앞을,
무려 42년 동안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이발소 <고등이용원>
이용사 면허증을 지금부터 47년 전인
1968년, 19세의 꽃미남 시절에 취득하고
3년 정도 실습 기간을 거쳐서, 1972년 1월...
22세에 청운의 꿈을 안고 결혼과 함께 개업!
학교 앞에 위치했고 또 아이들을 좋아하시기에,
남면초 중학교 출신인지 아닌지 보려면
고등이용원 이발소 아저씨를 아냐고 물어보면 끝!!!!
아동 안전 지킴이로 활동해 오셨는 데,
지금도 명절이면 과일을 사들고 인사 드리고 가는
졸업생들이 있을 정도
오래 지난 세월, 아이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시고
심지어 누구랑 누구랑 친했다, 싸웠다~
이런 거까지 얘기하며
되려 안부를 물으시니 놀랄 수밖에!
말썽 꾸러기 녀석들, 찾으러 다니시고
달래고 감싸주며 이발소를 지켜오신 것
고향을 그리워 하는 이들이
이렇게 고향을 노래하는 시를 써서
이발소 한 쪽에 주욱 걸어 놓고,
때때로 들러 타향살이를 달래고 가는 곳!
ㅋ,ㅋ 소형 칼라 텔레비젼은 아직도 잘 나오고
털이개는 움푹 닳아 지난 40년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
ㅎㅎㅎ 요게 뭔지,,, 여성분들은 아마 모르실 걸?!
목덜미랑 얼굴 전체를 면도할 때, 비누 거품을 바르는 솔!
내 안해님은 얼굴 전체랑 귓바퀴까지
면도해 주신다니까 이제 그걸
알았다고 무척 놀라더라능~ㅋ~
이렇게 오래된 물건들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거기에 녹아든 오랜 세월과 이야기들 때문이고...
모든 도구들은 언제나 깨끗하고,
가게는 늘 이렇게 반들 거린다
손가락이 저 가위 모양대로 굽어졌지만,
70의 연세에도 활력과 동안을 유지하시는,,,
천천히 이발을 하는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시고 또 들어 주시는 데
~ ㅎ,ㅎ 지난 번에 들은
무지 재미있는 이야기 한 토막!!
수 년 전에 돌아가신, 여든을 훌쩍
넘기도록 정정하셨던 단골 할아버지,
얼굴과 목덜미는 물론 귓바퀴까지
자잘한 주름이 굉장히 많은 분이 계셨다고...
이발 해 드릴 때마다 그걸 사진기에
남아 두었으면 좋겠다,,,하고 생각해서, 문득
"어르신도 우덜같이 젊은 때가 있으셨겄지유?!!!"
했더니
워낙 무뚝뚝하니 말씀이 없는 분이,
면도를 다 하고, 머리를 다 감겨 드릴 때까지
아무런 대답도 없으셔서, 이거 뭐
잘못 말씀 드린 건가.....했는데
한~참~을 지나,,, 머리를 털어 말리고
드라이를 해 드리려고 하니까
그제서야, 굵게 쉰 목소리로,
천천히 내뱉으시는 한 마디!!
"그래~ 이눔아!!
나는 ...본시부터 늙었것냐!!!?"
여름이면 이 오래된 에어컨이
덜그럭 거리기는 하지만, 씨원히 쌩쌩 돌고
ㅋㅋㅋㅋㅋ~ 삼복 더위에는 장 보고
집에 가시는 어르신들이 가끔,
머리깎는 사람이 있으면, 슬그머니 들어와서
에어컨 바람에 더위를 식히고도 가더군~ ㅎㅎㅎ~
요즘도 지나는 동네 버스가 클락션 살짝 눌러,
꼭 인사하며 지나가는 곳,,,
늘 탁자에 써놓고 보시는,,, 요즘의 메모는?????
"우분투!!!!!" 필체가 남 다르시죠~
이 작은 오토바이로 매일 한 차례씩 마을
곳곳을 누비며, 어르신들을 살피시는 데
언젠가는 꼭, 신학대학원 목사 후보생들...
특강을 듣게 해야 해~~~!!
우리마을에 오시면, 한 2시간 정도 틈 내셔서 이발하고 가세요!!! ㅎ,ㅎ
천천히 농촌 마을 이야기도 들으시고요~,~V
(주차는 초등학교 정문 안 왼쪽 주차장...에 슬쩍, 해 두시면 됨~,~)
아참, 마을 이장 일 보시느라 무척 바쁘시니, 예약은 필수!!!!
0.1.0.-.8.7.2.2.-.8.8.2.0 / 남면 달산2리 한병희 이장님
물론, 이발하지 않더라도 안에 계시면, 아무 생각없이
그저, 이 마을에 오래오래 함께 살아온
주민처럼 들러서 그냥 서론은 생략하고 불쑥,,,
세상 사는 얘기, 자식 키우는 얘기... 뭐 이런 거,
꺼내 드리면 우리 마을 이장님의 지혜 넘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우리동네 이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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