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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어민신문
사회적 농업과 치유농업에 철학이 있기를!
전략
땅 한평 일구어본 경험도 없는 내가 2009년 장수로 내려와 농사를 지었다. 2010년에 지역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을에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하셨다. 체험활동을 해보면 되겠지! 뜻이 맞는 마을 사람들 몇 분과 함께 마을과 숲을 경험할 수 있는 하루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리고 다음해에 방과후학교가 없어 돌봄 공백이 있는 날, 아이들이 마을로 와서, 농사와 먹거리와 환경을 배울 수 있는 마을학교를 운영했다.
2013년에는 영양플러스 대상자들과 함께 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의 서울시먹거리시민학교를 운영하면서, 텃밭을 일구고, 환경을 배우는 연단위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사회적 농업을 한 것이었다. 내가 먹거리인문학 수업을 하고 있는 장수의 00지역아동센터는 00연수원의 텃밭 한쪽에서 정기적으로 농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농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저런 방식과 모양으로
사회적 경제 관련 일들을
시도하다 하다가 실패하고
그만 둔 이들이 이미 엄~청 많지 ㅜ,ㅜ)
어디 여기만 그러겠는가? 수없이 많은 지역과 단체, 기관과 모임이 이미 사회적 농업을 하고 있다. 사회적농업은 농업활동을 통해 장애인,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돌봄, 교육, 고용 등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런 역할을 할 사회적 농장은 장애인, 고령농, 범죄 피해 가족, 이주배경 여성 등에게 돌봄, 재활,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 통합에 기여하거나 귀농귀촌인들이 농촌에 정착할 기반을 마련하는 성과를 내고자 한다.
사회적 농업은 명백히 공동체를 살리기 위한 철학이 수반되어야 하는 일이다. 사회적 농업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 19팬데믹 상황 때문인 듯한 인상을 주지만 다른 나라들의 사회적농업 사례가 소개 되어진 지 이미 오래이고, 농촌진흥청은 이미 치유농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사회적 농업과 치유농업은 잘 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가끔씩 걱정이 밀려온다. 이미 장애인의 치유나 자립을 위해, 많은 사람들의 정신건강 보건을 위해, 취약계층 아동의 정서 발달을 위해, 다양한 사회적 의미들을 담아 사회적 농업을 자발적으로 만들어온 많은 기관 단체, 모임들이 있는데 사회적 농장으로 지정되어야 사회적 농업으로 인정받는 시기가 오는 것은 아닐까? 프로그램 시작 전과 시작 후에 혈압을 재고,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보여주어야 하는 일이 필수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닐까? 취약계층이 치유 효과를 얻고 함께 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원되는 방식의 일이 되지는 않을까? 지역사회 바우처 사업의 사업유형으로만 자리잡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 모든 것은 기우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회적 농업과 치유농업을 왜 지향하는 지에 대한 철학적 배경이 고민되지 않으면 이 모든 기우는 현실이 될 수 있다. 농의 철학,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는 사회적 농업, 치유농업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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