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온 세계 어디에나
또 언제나 거기에 있었고
또 사라져가고 있다
감상에 젖을 일은 아니다
그냥 사니까 사는 거지
뭐 거기에 무슨 거창한
이유가 있을 리 없다
농민은 순한 소를 닮았지만,
실은 그래서 그 땅이 내주는
목소리는 더욱 더 큰 법이다
대수술을 두어 번씩이나 하신
여든이 넘은 노 부부는 금년에도
여름내 잘 익은 콩을 거두고
명년 봄에 깨낼 마늘을 심는다
비닐하우스에서 정성껏 말린 고추를
방앗간에서 빻아 딸한데 어서
보내줘야야 허여 이게 낙이지
올려보며 잠시 허리를 펴신다
돈 생각하믄 농사는 못 짓는 겨
사는데 그냥 무슨
이유같은 게 있을 리 없다
그게 농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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