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칼럼 : “나는 무얼 바라 여기까지” 01
“목사님, 죄송하지만 차라리 다른 교회로 가셔요! 여기선 안 돼요!” “여기에서 이 고생 말고 조금이라도 열매가 나올 데서 하셔요!” “이 사람들로는 교회 부흥 도저히 안 돼요!”
사실 내가 지난 20년 동안 이곳에서 온갖 고군분투를 다해 오면서 들었던 말 중 가장 심각한 말들이다. 몇 개월 또는 몇 년 정도 우리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잘 하다가 결국은 낙심천만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하고는 우리 교회를 떠난 분들이다. 그 한 분 한 분을 기도하며 생각해 보니 모두 스물 두어 명이나 된다. 그분들은 이 교회에서 대체 무엇을 보았던 걸까? 그리도 절망적인 결론을 내리고는, 안쓰러운 얼굴로 나와 내 아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교회를 떠났던 걸까?
전임 목회자들이 오죽했으면 ‘이건 교회도 교인도 아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장탄식과 같은 맥락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토록 그들을 좌절하게 만든 장본인들 이제 남은 그 장본인이 과연 언젠가 이걸 깨달을 날이 올까? 오래전 그렇게 교회를 떠나고만 어떤 집사님이 생전 처음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고, 이미 오랫동안 우리 남면에서 함께 살아온 자신의 지인들에게 전도하며 고백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이들 모두가 단박에 이러더라는 것이었다: “어떤 교회인데?” “면사무소 근처 장로교회!” “엥? 왜, 하필? 그 교회?!” “야~, 그 교회에서 너 몇 달이나 견디나 보자?!”
하나 둘도 아닌 저들은 이 교회에서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던 걸까? 우리 마을 주민들이 이사 와서 교회를 찾는 이들에게 아직도, “그 교회 말고 다른 교회 나가슈~”라고 하는 이유를 찾아내어 바꾸든 제거하든 하는 일이 얼마나 중하고 시급한 일인가? 그렇지 않고 그 어떤 목회자가 온들 이 교회가 살아날 수 있을까?
그나마 이제는 ‘썅놈의 교회’ ‘씨발놈의 교회’ ‘그 도둑놈의 교회’라는 끔찍한 말을 듣지 않게 되었으니 다행인 건가? ‘ㅊ 씨네 교회가 이제 ㅎ 씨네 교회 됐다’ ‘최 아무개 나갔으니 진작 그럴 줄 알았다’는 주민들의 평판이 교회 성장에 얼마나 심각한 건가? 과연 그분들이 이 교회에 나올 수 있을까? 오죽했으면 내게 이러실까? “우리더러 교회 나오라 마시고, 차라리 목사님이 나와서 새 교회 하나 세우는 게 나을 거유~!”
나는 앞으로도 이 교회를 줄곧 주목하고 다음과 같은 것들을 살필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언제까지 자기 주제를 모르고 목회자 탓을 하는지? 무엇이든 제 맘에 안 든다고 언제까지 꼴통 짓을 하는지? 다른 성도들과 목회자에 대해서 안하무인 언제까지 바벨탑 꼭대기에 앉는지? 알량한 자기 꾀로 다른 이들을 좌우할 수 있다 하는지? ‘하나님’을 감히 그 입에 올려 자기 자랑 내지 자기 변명을 삼는지...”
하늘을 찌르는 교만과 ‘자기 의(義)’가 바로 이 교회의 못된 쓴 뿌리 전통이다. 이렇게 회개를 모르는 심령을 겸손케 하는 길은 그 참람한 언행들을 널리 공개해 반면교사로 삼게 하는 거다... ))-( /계속 (聾)
*** 전에 어떤 이가 물었다. "이 칼럼들, 설마 진짜로 주보에 올리는 건가요?!"
*** 당연하다. 그게 아니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오늘 칼럼은 2023년 10월 1일 주일 주보에 실은 글이다. 그리고 머지 않아 "쌩 땅을 파라 II"라는 제목으로 노회 게시판에 더 많은 내용들로 연재될 것이다. 망할 교인 연놈들, 정신 차려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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