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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람과 경외/나의 골방

흠, 말이야 얼마든지 좋은 데

by 농민만세 2018. 3. 16.

 

흠, 말은 좋은 데,

우리가 신은 아니라는 거

틀림없이 이런 말 하는 이는

제대로 쓴맛을 다 모르고

복된 인생 사는 거라는 거,,,

 

어저께 어느 후배님 왈,

상대가 받든 받지 않든

행악자에게 먼저 일단

무릎 꿇는 게 옳다고 그게

예수님 닮는 걸 거라고

 

글쎄 참 좋은 얘긴데

그렇게 순진한 악인들만

세상에 있는 건 아니라는 거

목구멍에 생피 넘어 오는

그런 일 아직 못 만난 거

 

두 눈의 실핏줄이 다 터져

진짜로 피눈물 나는 일 아직은

심장 부정맥으로 공황장애로

정말이지 내 아이들 불쌍해질까

온 몸 덜덜 떠는 일 아직은

 

교회 목회라는 걸 하면서

목사로 살면서 아직은 겪지 않은

아직은 설교할만한 복 받은 인생

그래도 아직은 그런 복에 겨운

인생을 살고 있는 거라는 거

 

예수님이 그런 분이라고?

우리 예수님 정말 모르는 소리

그래서 우리는 결단코

성인 성자로 살려 해서는

정말 정말이지 안 된다는 거

 

우리마저 나마저 그러면

결국 예수님은 또 수 없이

잔혹하게 죽게 되시는 거라는 거

목사로 목덜미 사슬에 묶일 때

그때부터 나는 이를 악물었다

 

수난의 예수님을 지켜내듯

감히 그분의 교회를 지켜내자

그분의 몸인 교회를 지켜내자

그러지 못할 바에 교회를 없애자

교인들로부터 지켜내자고

 

어떤 동료가 그랬다

그 처절함을 이해하는 이는

교회가 얼마나 그런 프로들의

굴혈일 수 있는지 아는 거라고

요즘 대형주의 교회들을 봐

 

그런 목사들 다들 자신의

좋은 인상 남기고 떠나

주의 몸은 한도 끝도 없이

피폐만 되어 참람하도록

추악한 놈들의 난장 되는 거

 

어저께 만난 후배에게

나는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예수님도 원수를 용서하고

복을 빌며 사랑하라 했지만

사탄에 그러라 하진 않으셨다고

 

때로 우리가 감히 선을 행할 때

그것이 진짜 악한 자들에게는

눈 하나 깜빡이지도 않고 더 많은

무죄한 이들을 해할 수 있도록

기회를 베푸는 것일 수 있는 거라고

 

예수님이 우리게 따르라 하신 건

선한 사람 코스프레 하라고

원수라도 사랑하는 걸 보여서

의롭다는 거 보여주란 게 아니라

당신의 몸을 보호하고

 

거룩히 지켜내라는 거

세상의 빛으로 세워 내라는 거

세상의 소금으로 맛을 잃지 않도록

성도를 온전게 하는 당신의 영께

복종하라는 거로 나는 안다고

 

문제는 진짜 중요한 거는

그러한 악을 중단시키는 거

그걸 멈추게 하는 거

그런 악마들의 춤사위를

정말로 끊어 내는 거라고

 

그렇게 해야 비로소

이른 봄 언땅 아래에서

겨우겨우 새싹이 돋아나듯

평화가 오는 거라는 거

최전방의 병사들처럼

 

우리는 진실로 평화를

누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죽을 힘을 다해 평화를

만들어 내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거 그리고

 

갈릴리 목수의 아버지

잊혀진 의로운 사람

산모 마리아와 아기를

지켜내고야 말았던 요셉처럼

잊히면 되는 거라는 거

 

그래도 아직은 교회라는 데서

그래도 아직은 피 토하도록

제대로 쓴맛 겪지는 않은

아직은 그 나이브함에 박수를

아직은 그 순수함에 박수를

 

우리는 성자 아닌 평화 위해

싸우는 전사여야 한다 아직은

성서 전체를 깊이 좀 읽자

전에 없이 나는 요즘 몹시 아프다

연유를 알 수 없이 자꾸만

 

그래도,

온,

맘,

다해,

찬미 나의 예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