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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牧의 농촌살이/2015년

마포구 나눔 바자회, 직거래 장터

by 농민만세 2015. 11. 20.

마포구 나눔 바자회, 직거래 장터에 가다

지난 26일(목), 마포구 교회연합회에서 주관하는 "나눔 바자회"에 다녀왔습니다.

물론 농산물만 취급하는 직거래 장터가 아니어서, 농산물 직거래 부스는 거의 우리 뿐이었습니다.

<농사짓는 목사​>로 살자고 했으니, 이런 직거래 장터는 필수 훈련 코스입니다.

갑자기 연락을 받았지만, 그래도 이런저런 일들에 ​밀리고 밀려, 겨우 하루 전날에서야

어찌어찌 준비하느라, 새벽 3시에서야 잠들어서, 6시 기상.... 그래도 겨우겨우 도착했습니다.​

마침 큰 길 바로 옆이 우리 부스라서, 옆에 있는 맘씨 좋으신 아저씨한테 수레를 빌려서 옮기고, 진열중입니다.

직거래 장터라는 거, 짐나르다가 지친다는 거....ㅜ0ㅜ

사진은 선배 오필승 목사(홍성군 신동교회)인데 일찌기 주민들과 농사를 지으시면서,



신동리 이장으로 영농법인 설립, 마을 박물관, 권역권 사업 등​ 마을을 엄청나게 바꾸어 가시는 분입니다.

저 가격표... 실은 아무 고민도 없이 정한 것임을,,,,


온 종일 겨우 서리태 다섯 봉지와 쌀 몇 푸대를 팔고서야 깨닫습니다.

(알고보니 그것도 너무 싸게 팔았다는 ㅠ0ㅠa 정말 못말리는 왕초보! 였습니다)

"바자회"는 물건을 싸고 기분 좋게 구입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모이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ㅠ,ㅠ


아래,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 여러 번 다니신 분의 가격표와  다양한 품목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 가격을 싸게 결정할 수 없으면 위와 같이 차라리 나누어서 포장을 해야 하는 것이었고요,,,,

하지만 다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중에는... 말하자면 '히든 카드(?)'가 하나 들어있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아래 사진에 힌트가 들어있습니다. 자, 큰 사진으로 보시죠~

물론 저 '친환경 인증 쌀'은?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감 잡으셨나요??​


역시! 비싼 가격에 비하여​ 가장 잘 팔려나간,,,, '남성 기력에 그렇~게 좋다는' <누에 환>이었습니다!

(ㅡ,ㅡ) (ㅠ,ㅠ)

아래 사진, 왼쪽 플라스틱 통으로,,, 하나에 무려 ​5만원 짜리인데, 잘도 팔려 나갑니다! 하~

ㅋㅋㅋㅋ~​

위, "친환경 인증 쌀"은 ​이웃하신 할아버지께서 이미 10여년 정말로, 고집스럽게 생산하면서도

매년, 대부분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일반 쌀 가격으로 판매하시는 진짜 '친환경 인증 쌀'입니다.

의외로 많은 분이 3Kg짜리 소포장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소포장'은 생산자로 하여금,

또 다른 품이 들게 하는 일로, 번거롭고 푼돈을 나누어 받는 것이라, ​대부분 기피하는 일입니다... ㅡ,ㅡ


점심으로 팥죽하고 김밥을 사다 놓았지만 이걸 먹었는 지 안 먹었는지,,,, 원,


드디어,, 바로 옆 부스... 그러잖아도 우리 부스를 1/3은 가리도록 설치된 부스에서...​

조금씩 조금씩 옆으로 자꾸만 물건을 꺼내놓더니, 저렇게 아예 앞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바로 저 앞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오는 입구입니다...

그러잖아도 이런 바자회에서 농산물 직거래라는 거, 가장 초라한 부스가 되고 마는 데,

가운데 이쪽을 보고 서 계신 ​분도 목사님이거나 아니면 그 교회 장로님이신 거 같은 데,,,

다른 교회 부스들은 모두 저렇게 극성(?)맞은 여전도회 어머니들을 동원해서 시끌시끌한 데,,,

우리 부스는 가장 구석에, 게다가 자기들 부스에 3분의 1은 가려 있는 데,,,

더구나, 시골에서 올라간 농사짓는 목사 둘이 멀뚱멀뚱 서 있는 데,,,

저렇게 아예 앞을 가로막고 잘~도~ 손님을 끌고 있습니다 ㅠ,.ㅠa

그런데 그 교회 이름이 <겸손과 온유의 교회>였다는 게, 우리를 더 초라하게 했습니다 ㅡ,.ㅡㅋㅋㅋㅋ


우리를 불러 올리신 선배가 안 됐다고 ​미안하다고 자꾸만 그러시더니,

감귤을 한 상자씩 놓고 가셨는데요,

한참 늦은 밤에 겨우 집에 와서 풀러보니,


짜잔~~~~~~~~ 보십시오!

기대하지 않았던, 요 새파란 감귤 잎 두 장이 이렇게 신선한 감동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농사 짓고 포장한 농부의 정성어린 마음이 순간에 읽혀지는, 정말 기막힌 신의 한 수,,,, 아닙니까?!?!

또 다른 이야기는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 그럼, 편~하아안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