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입배추 서산에 배달,,, 다시는 '농산물 직거래' 하지 않으리 ㅜ0ㅜ
가을비가 흠뻑 내려서 배추밭에 들어갈 수가 없어 주문 받은 절임배추 이틀치 분량은 이웃 교회로 넘기고
오늘 오전에는 가까운 서산시에서 작년에 이어 주문해 주신 가정에 두 박스를 배달했다.
감사의 인사와 함께 우리가 절임배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소개하는 사진을 인쇄해서 넣었다.
그렇게 절임배추 배달을 완료...하고 돌오는 데 기분이 묘하게 좋아졌다.
ㅎ.ㅎ~ 우리가 만들어 공급하는 걸로 어린 아이를 키우는 한 가정이 김치를 남가서 먹는다니~!
그런데, 이웃집 할머니가 와서 밖에 앉아 계셨다. "서리태 팔아 준다며~ 내 꺼두 좀 팔아주셔!"
"아이구~ 이걸 들고 여까지 오셨어요?! 다음부터는 걍, 우리집에 뭐 있다~ 하세요."
어제 저녁내내 골라낸 거라 하시는 데, 자루를 풀어보니 품질이 이랬다. 아이고 ㅜ,ㅜ
"할머니, 이거 더 잘 골라야 돼유~! 자, 이거 봐유. 이 정도는 돼야 팔아드릴 거유!"
이건 우리 협동조합 작업반장 권사님이 털어서 깨끗하니 골라오신 서리태 콩이다. 역쒸~ 잘 하셔~
지난 번 들깨를 터시는 데도 요렇게 손이 매우시다.
하지만 뭐~ 더 이상의 말은? 듣지 않으신다.
그리고는, 슬쩍 화살을 하나 박아 넣으신다. "교회 댕기는 할매 꺼만 잘 팔아 주남?!?!"
~ㅋ,ㅋ 이제는 나도 안 넘어간다. 일부러 찔러보시는 고수의 수법이라는 걸 아니까!
"이거 좀 봐유, 이 정도는 깨끗해야 되는 데?! 그냥은 못 보내유,
이거 다, 다시 골라내야 해유!" (앗차!ㅡ,ㅡ)
할머님이 그제서야 얼굴이 밝아지신다. 그리고는 "그렇게 하시든가~?!?!"
하고는 잽싸게 발길을 돌리신다 ...... ㅠ,ㅠ 결국 할머니 고단수에 또 넘어간 거다!!!
그동안 텃밭 억지로 맡기시고는, 고압분무기 수리, 하우스 수선에 배수로 파기,
굴뚝 담벼락 수선에....... 아이고, 사정 봐드리니까 한도 없으시더니만 ㅋ0ㅋ
"대신,,, 할머니 사진 하나 박아주셔야 하는 데?!
그래야, 이런 할머니가 밭두렁에서 무농약으로 키운 거다! 하고 선전이 되는 데?!?!?!"
하지만 이걸 믿으실 리 없다. "다 늙어 빠진게 무신 선전이 된다구 그랴~!"
(이건 분명, 농약 치신 거다..... 싶으다 ㅡ,ㅡ 아오!)
그냥 뒤에서 찍으려다, 그래도 그럴 수는 없어서, 말았다...
이런 일이 부지기수다!
또 몇 시간을 앉아 잠 못자고 콩을 골라냈더니
다음에는 왜 키로수가 줄었냐, 돈이 적다....고 목소리를 높이신다, 아오!
여튼, 담부터는 '농산물 직거래' 하지 않으리!!!!
이건 뭐, 동네 머슴이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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