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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牧의 농촌살이/2015년

텃밭 노동, 내 기도하는 그 시간~

by 농민만세 2015. 7. 2.

텃밭 노동, 내 기도하는 그 시간~

감자 싹이 나지 않는 빈 곳이 적잖았었다.

밭이든 밭둑이든 노는 땅, 빈 곳을 그대로 두지 못하는 어르신들,

그 빈 자리에 강낭콩이라도 심어야 한다고

물에 불려 싹을 내라고 종자까지 가져다 주셔서,


싹을 틔워 군데군데 심은 강낭콩,



그런데 감자를 캐내고 나서 밭에 저렇게 남아있다....


다음에는 여기에 들깨를 심어야 하는 데

심으려면 한 두어달 있어야 하는데, 무시무시한 잡초들이 기다려줄 리 없다.


ㅜ,ㅜ 어르신들 말 듣지 말 걸, 그랬으면 걍 트렉터 빌려서 싹 로터리 치면 되는 걸,

세 발 쇠스랑을 하나 사다가 두둑을 다시 만들고

뙤약볕 아래 풀을 매느라 땀은 줄줄~ 우거지는 잡풀 그냥 둘거냐고,

어르신들이 한 쪽을 벌써 매 놓으셔서, 그냥 둘 수도 없고



이런 저런 불만이 마음에 생기는 것이었다.

그런데, 잠깐 잊었던 것... 내가 처음부터 기술 좋게,

요령있게 농사 지어서 돈 얼마라도 벌자고 시작했나?! 하는 것.

실로 혼자 밭에서 일하는 것 만큼, 정말이지 '내 기도하는 그 시간!'인 것을~

그래 어르신들 말 듣길 잘했지, 지나는 아저씨들이 "아, 거 왜 사서 고생이슈!"라고 해도!!!​



감자 두둑에서 벗겨낸 농사용 비닐을 밭 옆에 한 무더기 쌓아 두고

치우러 밭에 내려가야지...... 하다가 가보니

할머니 두 분이 벌써, 이렇게 한 자루 넣어서 꼭꼭 묶어 놓으셨다~​


잠시도 게으를 틈이 없는 '텃밭 농사' 제대로 배우고

잠시도 딴 데 볼 틈이 없어야 하는 '노동 기도'의 기쁨을 배워야지...

하늘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 땅에서도,

이 주루골에서도, 이 남면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