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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칼럼]

[한마음 칼럼] 나는 왜 농목으로 사는가? 28

by 농자천하/ 2020. 3. 7.





한마음 칼럼 : “농목으로 사는 이유” 


자기 편향적 확증과 자기 기만적 무속신앙 행태들로 오늘날 기독교가 추락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저는 지난 28년 동안 봉직했던 현장에서 그런 일들을 지속적으로 경험하였습니다. 그것은 목회자들의 반지성적인 행태와 교인들의 이기심의 온상이 되어 있는 교회들의 한 단면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저는 오히려 기존 기독교 신앙의 탈신화화와 세속화야말로 ‘기독교를 넘어 예수교로’ 우리를 구원해 주는 복음이며, 우리가 줄기차게 희망해야 하는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단순히 현실 사회에 대한 참여라는 이념적인 실천으로서가 아닌, 보다 실존적으로 자기 구현을 갈망하는 그런 앙가주망(engagement)적인 현실참여에 대한 열망은 저를 ‘갈릴리의 그 예수’께로 더욱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6년 전부터 <한국기독교연구소>의 도서들과 <갈릴리 신학대학원>의 공개강의, <LA 한아름교회>의 설교 말씀들을 접하면서 갈릴리 예수님께 더욱 매료되어 따르며, 마침내 전심으로 현양 흠숭하며 살아가는 ‘예수 신앙’ 속에 어떤 단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럴수록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갈망과 함께, 농촌목회 현장에 대한 ‘제대로 된 길 찾기’를 해야 한다는 갈증이 더욱 커졌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젊다고만은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기에 몇 해를 망설이다가 이렇게 용기를 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외면할 수 없는 농촌목회 현장에 대한 저 자신의 현실적인 과제입니다. 오늘날 농촌목회 현장은 이미 벼랑 끝으로 이어진 철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진단은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교단(PCK)의 총회 관계자들도 심지어 ‘농촌교회 문제는 하나님도 해결 못 할 문제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는 작년 전국에서 실시된 ‘자립대상교회 목회자 대회’에서 실제로 나온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요즘 들어 지역사회 곧 마을을 함께 살려가는 몇몇 교회들의 사례가 대안들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모든 현장에 일반화시킬 수 없는 사례들로 현장에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정보들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사례들이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것은 저와 같이 농촌 현장에서 숱한 실패를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좌절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서 나온 길 찾기가 아닌 까닭이며, 농촌목회 현장의 수많은 문제점에 대한 보다 실질적인 이해가 없는 대안 찾기라고 여겨집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정작 예수 당사자는 없는 기독교>를 철저히 지양/배제하고 ‘역사적 예수를 갈망하여 따름’이라는 예수-신학적인 기반을 제대로 다시 놓아가는 일이야말로, 농촌교회 살리기에 있어서도 역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피폐 되어 가는 농촌교회의 현실은, 근본주의적 무속적 신앙 세대 곧 ‘출애굽 세대’가 광야에서 세대교체를 이루어내는 과정이 없었던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계속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