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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牧의 농촌살이/2015년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진 마을, 그리고 10년 전~

by 농민만세 2015. 12. 17.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진 마을, 그리고 10년 전~

요맘 때면​, 우리는 

밤이 늦도록 마을의 골목을 휩쓸며 놀았다.


​겨울 달빛은 그야말로 휘영청~ 밝았고,

굴뚝 아래 컴컴한 그늘이 무서웠다.


그 큰 마을에는 여전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엄청난 축복이었다.

아랫마을에서는 깡통차기로

또 숨바꼭질로 밤이 깊은 줄도 몰랐다.


엉아들은 긴 나무 사다리를 어깨에 메고 다니며

초가지붕 처마에 파고 들어가 잠 자는 참새를 움켜냈다.


작은 참새의 몸이 뜨끈뜨끈했는 데​,

발딱 거리는 심장의 고동이 손에서 짜르르했었다.

그때마다 영락없이 욕쟁이 할머니의 호통에

​나무 사다리를 버려둔 채 뛰어 달아나면서,


형아들은 지켜보고 있는

누나들 앞에서 으스대곤 했다.

마을은 비록 가난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행복한 웃음소리가 있었다.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농촌 마을이 이렇게 무섭도록 적막해진 것이


산골 마을도 아니고, 아담하지만 

그래도 '면 소재지'​인데~


개짓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저녁 7시,

오늘은 지나는 자동차도 없다...


지금부터 딱 10년 전인 2005년.....

교회당 안 마당, 느티나무에 매달았던


빨랫줄 그네... 새 걸로 바꾼 날~,~​

​아이들은 서로 태워달라며 다투었지








작고 오래되어, 비가 줄줄 샜지만,

아이들로 바글거리던 교회당​,



​요놈들이 지금 고 3이 되었다.

지난 15년 딱 40명의 아이들을


먹이고 키워서, 세례까지 주어

도시로 다 내보냈다.


방학이면 거의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던 낡은 목사관~


지금,,, 남은 아이들이 모두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이제는 아예 교회학교










그리고,

연중, 최고의 인기​ 행사였던...

"눈 설매장" ㅋ,ㅋ​

정겹던 이름 "솔꿈(어린이부)" 그리고 "

예꿈(청소년부)"을 이 아이들은 기억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