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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람과 경외/나의 골방

<너무 일찍 나왔다>

by 농자천하/ 2020. 4. 15.

교회당 남향 층계참에

봄볕이 따뜻하다

창문틀에서 뭔가 꼼지락거려

말벌 한 마리가 죽어간다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 봤지만

최후의 순간을 맞았다

동료가 날아왔다

훌쭉한 게 갓부화한 말벌

벌집 만들고 번식을 시작해야 하는

막중한 사명이 주어졌지만

아직 쌀쌀한 밤기온은 가혹하다

너무 일찍 나왔다, 잘못이라면 그거다

언제든 카나리아가 가장 먼저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