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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칼럼]

[한마음 칼럼] 나는 왜 농목으로 사는가? 44

by 농민만세 2020. 7. 25.

한마음 칼럼 : “농목으로 사는 이유”

이렇게 새로운 교회당 수선 공사를 마치면서 총결산 제직회로 모였다. 그런데 건축헌금은 물론 그 동안 교회 일에 단 한 번도 협조하지 않았던 이들이 분란을 일으켰다. 지금껏 교회당을 이전한 모든 일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보나 마나 그것은 이전 교회당의 지분을 주장하면서 말도 되지 않는 억지를 부리며 나를 몰아세우려던 자의 선동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변호사한테 전부 물어보고 그가 옳다고 하기 전에, 나는 하나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권사님, 지금 굉장히 위중한 발언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반년 동안 수많은 당회와 제직회에서 의논하고 결의한 내용이 전부 회록에 기록되어 있고, 또 한두 사람도 아닌 교인들이 전부 증인이고, 공사비 내역은 단 한 장도 빠짐이 없이 영수증을 첨부하며 ‘비영리 법인 세무신고’를 마쳤고, 장부에 빠짐없이 기록했고, 전부 제직회에 투명하게 보고해서 통과되었는데요? 그런데도 그동안의 제직회 결의 전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요? 그러면 이 교회 당회와 제직회를 부정하겠다는 위중한 발언이 되는데요?”

그러자 맨 뒤에서 얼굴이 벌게져 당장이라도 앞으로 달려 나올 듯 노려보며 서 있던 그 장로를 순간 쳐다보더니, 다시 소리를 질렀다. “예, 나는 전부 인정할 수 없습니다.” “권사님, 다시 신중하게 대답해야 합니다. 이 교회 교인이 권사님 혼자도 아니고, 다른 교인들은 다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들인가요? 권사님은 더구나 이 교회의 시무 권사로서 이 교회의 당회와 제직회를 인정할 수 없다고요? 그럼 이 교회 자체를 부정하는 거고요, 권사님 자신이 이 교회 교인인 걸 부정하는 건데요?” 그러자 더 단호히 대답했다. “나는 그래도 인정 못합니다.”

그리고 그 장로와 권사의 가족 그리고 뒤에 남아 ‘왜 그들의 말을 안 들었냐’고 또 자꾸 말을 만들던 은퇴 전도사가 교회를 떠나 버렸다. 나는 당회와 교회 앞에 그들은 자신들이 속한 교회를 부정하는, 매우 위중한 범과에 해당하는 일을 몇 번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철회하지 않은 사람들로서 ‘교회를 부정하고 자진하여 이탈한 교인들’이라고 알렸다. 정식으로 당회를 소집하여 규정된 교회법에 따라 판결하고, 노회에 보고하고 교단 신문에 공고를 내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본래 교회 소문은 마을에서 먼저 나는 법이다. 이발소에서 길에서 만나는 몇몇 마을 어르신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목사님, 그것들이 건축헌금 안 내려고 괜히 시비 거는 거, 우덜이 다 알고 있으니 절대로 흔들리지 마시우.” “그들이 알아서 나가 줬으니, 사람은 좀 줄었지만 아마 교회는 인제부터 조용할 거유.” “공사를 다 하도록 와서 빗자루 한 번 안 잡은 거, 우덜이 다 보고 있었슈.” “우리도 딸네 집에 가면 교회 다녀 보니, 알건 다 압니다.”

나는 너무나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그저 죄송하다고 할 밖에. /계속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