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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칼럼]

[封駁/諫諍] 결국은 '토질'과 '품종'이 문제

by 농자천하/ 2014. 7. 17.

[封駁/諫諍] 2014.07.17

 

004 / 결국은 ‘토질’과 ‘품종’이 문제


인근에 있는 A, B 교회는 모두 우리 교회에서 분립 개척한 교회들인데 두 교회 모두 우리보다 더 나은 모습들이다. 가장 먼저 보이는 이유라면 그 교회들에는 벌써 20년 넘게 장기 목회를 해 온 목사들이 있지만, 우리 교회는 숱한 교역자들의 억지 이동이 있던 교회이다.

소위 ‘장기 목회’는 교회와 지역사회에서 별일 없이 함께 오래 살고 있는 목회자과 그 가정이 있다는 것인데, 그 교회 교인들이 목회자를 자신들 입맛에 따라 해고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기본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중 A 교회는 상당한 성장 동력을 보이고 있기에 같은 지역에 있는 우리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두고 연구를 하게 된다. 사실 말이지 잘되고 있는 이들 자신은 정작 그 이유를 잘 모른다. ‘하느님 은혜’라고 에두르거나 자만하는 경우가 많다.

그 교회는 농촌교회이지만 ‘대형주의 교회’ 목회를 지향하기에 리 단위 마을에서 25인승 버스를 가까운 읍내까지 자체 운행하고, 이웃 교회들의 구역이나 교인들 집을 ‘전도’하고 심방하는 걸 당연히 하고 있다. 그런 짓으로 이웃의 감리교회는 물론 우리들까지 몹시 힘들게 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 우리 면내에서는 그래도 거의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교회라 하겠다. 무엇이 다를까? 목회자와 사모의 역량이나 리더십 외에 다른 요건은 없는 걸까?

그 교회 목사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부임 초 전도사일 때 도회지 교인 하나가 제직회에서 꽤 똑똑한 척 간섭을 하며 필요 이상의 발언을 하자, 본 교인들이 모두 그 ‘태도’를 나무라더라는 것이었다. 그게 얼마나 신기한 얘기였던지, 무슨 건수나 잡은 양 그걸 빌미로 목회자를 비난하며 내쫓는 데 이골 난 우리 교인들과 나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그래서 B 교회 목사와 여러 번 그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중 힌트 하나를 발견했다.

역시 ‘토양’과 ‘품종’이 문제였다. 예수님의 천국 비유들을 보라.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얻을 수 없고 나쁜 토양에서 곡식을 얻지 못한다. 토양과 품종이 전적으로 바뀌었다는 말씀은 없다. 오히려 돼지나 개들 앞에 진주를 던져놓지 말라 하신다. A 교회의 바로 이전 목회자는 B 교회 목사의 동기였다. 2년 남짓 너무나 어렵던 교회 상황에서 그 목회자는 유독 한 마을에만 집중하여 전도를 하더라는 것이고, 바로 그 마을 사람들이 원 교인들로 구성되었다는 것이다.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 교회 분립 개척 당시 우리 교회에서 갔던 몇몇 교인들의 현재 모습은 그들과 너무나 다르다. 도리어 우리의 묵은 교인들처럼 지역주민들이 그들을 도저히 집사 권사로 불러줄 수 없는 그런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인근의 중학교에서 ‘지역사회 특별 교사’로 위촉을 받아 우리 교회의 악기들로 ‘밴드 동아리’를 만들어 매일 연습 시킬 때, 거의 다 도무지 집중도 안 되고 그저 막무가내인 아이들 틈에서 눈에 띄는 아이들이 있었다.

‘언어’와 ‘태도’가 달랐다. 그래서 어디 사는 아이들이냐고 물어보았었는데 인제 보니 바로 그 마을, 그러니까 A 교회의 이전 목회자가 집중하여 전도했던 그 마을 아이들이었던 것이다. 단언할 수 있다. 교회 성장은 ‘토양/토질’과 ‘품종’이 문제이다. 우리 교회에서 분립할 때 그 A 교회의 처음 교인들은 지금껏 조금도 바뀌지 않고, 무엇이든 배워 익혀야 하는 일을 적대시하고, 평범한 언어 소통도 안 되고, 아집과 목소리만 크고, 상대방 비난을 먼저 하고 보는...

예의 그 마을 주민들이 교회의 원 교인이 된 것이었고, 그들이 몇 년 전 귀농이 활발할 때 화훼농사를 하러 도시에서 들어온 젊은 교인들을 잘 정착시켰던 것이었다. 그리고 귀농한 교인들은 누가 보아도 교회를 잘 섬기는 이들이었다. 그때 새로 들어온 그 교인들 이야기를 듣고는 그 A 교회 목사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교회 혁신과 부흥의 너울이 온 것 같다. 이 너울을 잘 올라타면 수년 내에 성장하는 교회 될 거다.” 안타깝지만 B 교회는 우리와 비슷하다.

교세는 우리보다야 낫지만 원 교인들의 상태 말이다. 과수원 묘목을 심으며 귀농한 신실한 교인 부부가 몇 년 만에 과수원을 팔고 교회와 마을을 떠나면서 탄식을 하더라. “목사님 사모님을 대하는 교인들 태도 때문에 정말 못 견디겠습니다.” 아이고, 그럼 우리 교회는?? (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