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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牧의 농촌살이/2021년

42년 생, 금년 80세 화물차 사장님

by 농민만세 2021. 12. 8.

드디어 다시 만났다
42년 생, 금년 연세 80세
현직 4.5톤 화물차 사장님

 


많이 늦은 어느날 밤
상차 후 출차용 송장 인쇄가
안 된다고 배워도 까먹는다고

 


구부정한 자세로 서 계셨다
모자를 푹 눌러 썼지만
마른 얼굴에 검버섯이 보였었다

 


생년월일을 누르는데
아이고, 42년 생이셨다
금년 80세 화물운송 기사

 


하도 바빠 인사도 못했는데
드디어 오늘 다시 만났다
4.5톤 카고 트럭 80세 사장님

 


짐칸 좁은 난간을 이동하면서
갑바를 이리 저리 당겨 치고
바를 두르고 힘껏 당겨 묶지만

 


작고 바짝 마른 몸이 가벼워
위로 잡아 당기는 안전고리에
몸이 붕 떠오실 것 같았다

 


좀 도와 드리렸더니 놔두라고,
이노므 안전고리 때문에
씨바~ 이 공장에 오기 싫다고

 


말끝마다 습관처럼 붙이는
씨바, 소리가 아직 창창한
스물 몇살로 사시는 거였다

 


집에 가만히 있으려니
깝깝해서 못견디겠다고
굽고 굳은 손을 내저으신다

 


42년 생
80세 현역 화물차 사장님
진심으로 파이팅!

 

나도 20년 후까지 창창한
현역일 수 있는 거구나, 에구
언젠가 농사꾼으로 어서 돌아가야
우리 마을엔 80을 훌쩍 넘긴
현역 농민들이 여럿 계신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