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칼럼 : “개혁은 개혁교회의 본질 03”
이미 지난 일이지만 그처럼 온당치 못했던 부분들을 다시 이야기하고 바로잡아 가야만 교회는 온전히 세워진다. (엡 4,7-12) “각 사람에게 그리스도께서 분량대로 은혜를 주셨나니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특히 교회의 ‘헌금’ 문제는 교회의 갱신과 성장에 가장 직결되는 일이다. 금액의 적고 많음이 아니다. 그것의 공정한 관리와 함께, 그 ‘헌금’이 정말로 살아계신 하느님께 바쳐진 것이라는 기본 태도가 문제라는 말이다. 또한, 그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신성한 공금’을 대하는 기본 태도를 보면, 교회와 목회자를 사실 어떻게 여기고 있는 것인지 가면 속에 숨긴 본 얼굴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오래전에 어느 후배 목사가 서울 오래된 주택가에 개척한 지 몇 년 된 교회에 부임하였다. 몇 개월 지나고 보니 그들 대부분 한 집안사람들이었다. 새로 부임하는 목사는 누구나 전에 없는 의욕을 내게 되는데, ‘전도대’를 조직하여 전도 훈련도 받고 주택가 골목을 돌며 전도를 시작하자고 했다. 그러자 그 교인들은 매우 놀라며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다. “아니, 전도는 목사님 사모님이 해야지 왜 우리가 해요?! 그러라고 오신 거 아닌가요? 교회 부흥시키면 사례비도 더 받고 좋은 건 목사님 사모님이잖아요?!”
이런 일도 있었다. 아직 신학교 졸업반일 때 경북 어느 산골짜기 교회에 있었다. 학교 기숙사에서 금요일 늦은 밤에 내려가면 하루 두세 번 다니는 버스가 끊겼고, 어쩔 수 없이 한 3시간씩 걸어서 들어가야 했다. 사정을 알게 된 이웃 교회의 나이 많은 전도사님이 오래된 오토바이를 주셔서 타고 다녔었다. 그 전도사님께 들은 이야기.
당회가 없는 시골의 한 작은 교회에 부임하니 나이 지긋하신 안수집사님이 교회 살림을 도맡고 계셨다. 부임하고 두어 달이 지났는데도 사례비를 주지 않았다. 견디다 못해 전도사님이 어렵사리 말을 꺼내자, 이러더란다. “전도사님 오신지 벌써 몇 달이 지났는데도 교인은 늘지 않으니, 사례비를 드려야 하나 어떡하나 주님께 여쭈어보느라 새벽마다 기도했습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그리고 잘 모르시나 보던데, 전도사님은 안수받지 않았지만 나는 안수 받았다는 거 좀 아셔야겠고요.” 전도사님은 신대원에 입학할 수 없어 평생을 목사 안수받지 못하고 목회하는 분이셨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이건 지금도 여전히 농촌 도시 교회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어떻게 해야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께서 주신 분량대로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님의 몸을 세워낼 수 있는’ 것인지. /계속 (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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