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칼럼 : “개혁은 개혁교회의 본질 04”
바로 어저께 어떤 목사가 요즘 무슨 ‘치유학교 세미나’를 운영하는 모양인데, 목회자 단체 SNS 대화방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전주에서 목회하는 목사님이 사모님과 함께 치유학교 신청하러 오셨다가, 기도 받고, 짧았던 오른쪽 다리가 길어지는 기적 후에, 한쪽 팔이 짧다기에 다시 기도했더니 팔도 길어졌습니다. 하루에 두 번의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주님께 영광 올려드립니다.”
그리고 또 이런 글을 다시 올렸다. “예수님께서 하신 마지막 지상명령, 귀신 쫓고 병 고치는 능력을 가지고, 제자 삼으라(마 28:19~20)는 말씀을 실천하는 비전을 나누기 위해 공유하는 것입니다. 저를 자랑하고 들어내려는 게 아닙니다. 목사님들이 하셔야 할 사역이기에 나누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직도 이 무슨 정신 나간 소리냐고 여겼었다. 팔이나 다리가 짧아지고 길어지는 게 도대체 뭐라고?! 그걸 자로 재는 것도 아니고, 양쪽 팔다리를 서로 맞추어 재는 건데 그렇게 해서 몇 센티미터씩 짧아지고 길어졌으니 어쩌라고?! 그게 도대체 사람을 회개 회심시키고 주님 제자 되는 거랑 무슨 상관이라고?!
그런데 평소에 괜찮은 인품을 가진 목사님이었기에 다시 생각해 보니, 역시 ‘오죽했으면!’이 답이었다. 그 교회는 수년 전에 은퇴한 목사님이 견디다 못해 교회당 지붕 새는 걸 몇 개월에 걸쳐 손수 다 고친 다음, 1천만 원이 넘는 재료비를 갚느라 사모님과 5백여 평을 임대하여 불편한 몸으로 수세미 농사를 지었는데, 교인들은 마을에 나가서 ‘목사가 농사 짓는다’고 도리어 험담하던 그 교회였다. 이런 교인들이었으니 새로 부임한 저 목사님은 오죽했겠는가.
어느 후배 목사님이 대도시 외곽의 교회에 은퇴 목사 후임으로 부임하였다. 교단에 제대로 소속되지 않았기에 부임할 때 우리 교단 노회에 가입하고 교회당을 노회 유지재단에 귀속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부임하고 보니 20여 명의 교인 거의 전부가 한 가족이었다. 그런데 전임 목사님이 은퇴하고 막상 노회 가입과 교회 부동산을 유지재단 귀속시키는 일이 진행되자, 새로 부임한 목사님과 사모님을 대하는 그 교인들의 표정이 삽시간에 돌변했다.
자신들 공동명의로 된 교회 재산을 유지재단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인제 와서 약속을 어기면 어떡하냐고 하자, 그 교인들은 막말을 퍼부으며 막장 드라마(?)를 시전했다. 그리고 그들이 가장 먼저 한 기가 막힌 짓은, 일체의 헌금을 중단한 것이었다. ‘우리가 헌금하지 않는데 목사가 무슨 재주로 버티겠냐?’는 거였다. 이런 일은 한국교회에서 사실 아주 흔한 일이다.
이럴 때 목회자들은 기도에 진력하다 쓰러지거나, 앞의 목사님처럼 돌덩이 막장 교인들을 변화시키려 무리수를 둔다. 그러지 마라. 예수님은 이미 말씀하셨다. “너희를 영접하지 않으면 너희를 보낸 나를 영접하지 않는 것이니, 발의 먼지를 떨고 그들을 떠나 다른 마을로 가라!” /계속 (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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