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은퇴 중입니다
20년 짐 정리하랴
새로운 미션 찾으랴
철야 운전 한번씩 다녀오랴
이제 아래 두 가지 중
하나로부터는
고대하고 고대하던 끝
완전 전역입니닷, 얏호
마을목회 세미나 준비하랴
제대로 책임도 못질 ㅜ,ㅜ
마을목회신문 자리잡으랴
언제나처럼 일에 치이는군요
인생은 60부터, 3년이 지났지만
이제 막 아무 것도 없이
사회생활 시작하는 스무 살로
되돌아 가야 한다더군요
더구나 지난 20년
어렵사리 살아 온 짐들
온갖 농기구 각종 공구들에
산더미 같은 책까지
그런데 왜 자꾸만
다시 읽어야 할 책들이
이제와서 눈에 띄는지요
하긴 요즘 책을 펼치면
전에 없이 더 잘 이해되고
이래서 그랬구나 하고 통합되고
이제 좀 공부할만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아이고ㅜ0ㅜ
이게 다 자가발전 농촌살이 용품들
다행인 건, 이것들을 잘 사용하실
은퇴 목사님께 갖다 둘 수 있으니
한시름이 놓고 정리 중입니다
와우, 요 놈으로 1천2백 평,
참깨 옥수수 단수수 들깨 모종을
손바닥이 터지도록 심었었지요
농삿일이 젤 재밋고 감사한데요ㅜ0ㅜ
에효~ 정말이지
농사<나> 지으면서
살 수만 있다면
엄청 부자인 거랍니다
농사 일하던 때가 젤 좋았지요
흙냄새가 그립고요
예수님 냄새
예수님의 하느님 냄새
https://ckaskan1.tistory.com/m/2487
이번 달 말이면 어디로든
이사하려고 청빙광고 냈는데
십여 분의 좋은 목사님들이
지원해 주셨네요
떠나면서 맨 먼저 생각나는 건
우선 너무 많은 일에 치여
미루고 미루기만 했던
아주 작은 교회당 꽃밭 정리하기
그늘 비탈길에 시멘트 포장 위라
도무지 적응하는 꽃나무가 없어
장미 만수국 등 몇 번이나 실패 끝
겨우 찾아낸, 유럽 인동 덩굴
지난 겨울 살아남았지만
생육은 느리고 더딥니다
역시 흙이 너무 없고
볕을 오래 받지 못해서리
그늘엔 맥문동이 딱이군요
보라색 꽃이 한 여름 내내 피지만
매년 가을에 캐고 솎아내야 하는데
몇 년을 두다가 이제 솎아내고 정리
좁디 좁은 실내 계단에다
겨우 만든 초소형 꽃밭 역시
마땅한 꽃을 못찾아 실패만 하다가
겨우 선인장이 자리를 잡고요
와우, 별 게 아닌뎅
사진빨이 좋네요
겨우 겨우 찾아낸 게
제라늄입니당
환경만 잘 맞으면
연중 화려한 꽃을 피우지요
'못난이 제라늄'을 싸게 사서
일단 환경 적응 중입니다
여름 폭염이 무서운 층계실이라
반 그늘이 좀 필요할 테고
한 번씩 선풍기라도 틀어주면 될듯
그나마 한 녀석이 말라 죽네요 ㅡ,ㅡ
내친 김에
제라늄 꺾꽂이를 해 봤는데요
조금 시기가 늦은 거 같았는데
흙에 심은 건 다 살아 났고요
제라늄 물꽂이는
잎을 좀 따내고
밝지 않은 곳에 두고
하루 한 번씩 물을 갈아 주었더니
2~3주만에~ 와오
뿌리가 나왔습니다
마무리 못해, 한없이 아쉬운 게 많지만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너~무~ 아담한ㅜ,ㅜ
예배당 특성을 살려
천정에 비스듬히 양쪽으로
석까래 매달아 더 낮추고
전면에 요런 거 손수 설치해서리
농촌교회 갈릴리 영성이 살아 있는
작은 수도원처럼 가꾸려던 거지요
이제 나는 아예, 기독교 울타리 밖으로
부디 이분의 길이라 믿고
이분처럼 용맹스럽게
내 사랑하는 이분처럼
광야로 나가는 걸 마다 않고
밖에서 보면 더 많은 게 보일 거고
기독교에 감금된 모습은 더 잘 보일테지요
늘 그랬었지만, 나는 요즘 꽤나 비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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