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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 칼럼]

[한마음 칼럼] "쌩 땅을 파라?! Ⅱ" -01

by 농민만세 2023. 10. 11.

한마음 칼럼 : “쌩 땅을 파라?! Ⅱ -01”
 
내년이면 무려 50주년을 맞는 한마음교회(전, 남면교회)의 제2대 교역자이셨던 추귀환 목사님이 몇 년 전 45년 목회를 은퇴하며 자서전을 내셨다.

“남면교회에 부임하고 보니, 모든 교회 일은 최 아무개 (당시)집사의 코드에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교회의 주동자 노릇만 하였지, 헌금도 봉사도 더구나 신앙인의 본으로는 빵점이었다. 나는 ‘저 최 아무개를 때려잡아야 이 교회가 살고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겠구나’하고는 곧바로 기도 작전에 돌입해야만 했다.”

“남면교회는 ‘쌩 땅’이 아니라 설악산 도봉산 바위를 깨뜨려야 하는 엄청난 돌산이 형성되어, 너무나 문제가 많은 교회였다. ①교회당 터가 건너편 교회 장로의 땅임. ②그 장로가 남의 땅 점유 건축물로 고소하도록 임의로 지은 교회당이어서 매주 목회자에게 소환장 날아옴. ③예배가 끝나면 두 파로 나뉘어 자기들끼리 따로 모여 예배드림. ④목회자를 우습게 여기고, 존중 없고, ‘전도사 쌍판때기’라며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림. ⑤약 40명 교인의 헌금이 너무나 빈약하여 감사헌금, 십일조 거의 전무하고 몹시 인색함. ⑥재정이 있는데도 사례비를 일부러 주급 주듯이 찔끔찔끔 지출함. ⑦‘최 아무개 교회’라 소문나 있고, 목회자는 그자의 꼭두각시라고 교회 안팎에 인식되어 있음.”

1981년에 부임하셔서 보게 된 저 기막힌 내용이, 그로부터 꼭 20년 뒤에 부임한 내가 맞닥뜨렸고 부임 후 지난 21년 동안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게 어찌나 똑같은지. 바로 전임 목사님도 ‘이건 교회도 교인도 아니다’는 장탄식을 하여 자신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교인도 있었는데, 나도 그런 장탄식을 매일 새벽 강단에 엎드려 내뱉으며 부르짖던 그때였다. 이 기막히고 환장할 경험을 해야 했던 다른 목회자들도 다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지긋지긋하게 미루어지고만 있는 은퇴가 속히 마무리되면 틈 나는 대로 목사님의 자서전 제목을 이어서 <쌩 땅을 파라 Ⅱ>를 공유하려고 한다. 추 목사님께서 남면교회에 시무하신 기간은 불과 3개월이었지만, “쌩 땅을 파라!”는 자서전의 제목이 바로 그 석 달 동안의 엄청난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으니 말이다.

저 일곱 개의 항목이 무려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가지도 빠짐없이 줄기차게 반복되어 지난 목회자들을 좌절시켰고, 또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되어 또 누군가에게 어떻게 이어져 똑같은 짓을 그대로 하고 있는가 하는 내용이 될 것이다.

‘농부가 밭을 탓하랴, 목수가 재목을 탓하랴’는 말도 있지만, 쟁기날 곡괭이 여지없이 부러뜨리는 황폐한 땅도 있고, 목수의 연장 망가뜨려 자신의 무력감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도록 쇳덩이 돌맹이 박혀 한 몸이 된 나무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를 정죄하려는 것만은 아니다. 그래도 남은 한 가닥 회개와 변화의 기회를 주려는 것이고 또 혹시 비슷한 고난 중에 있는 이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려는 것이다. /계속 (聾)
 

 
*** 오래 전부터 교회 주보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입니다. 제 나름 감히 교회 하나 제대로 살려내야 한다는 어이없는(?) 충정 하나로 말입니다. 하지만 지난 21년 동안 재충전도 없이 소진만 되고 말았습니다. 아이고...ㅠ,ㅠ 


*** 은퇴 후 생활대책 마련으로 해야 하는 노동 일로 턱 없이 부족한 수면과 함께, 이런 일까지 병행해야만 하는 스트레스가 엄청납니다ㅡ,.ㅡa
 
*** 요 며칠 동안 새벽 출근하기 전에 조금씩 내용을 써서 시간 예약으로 게시하는 것이니 오타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 이 칼럼은 그대로 충남노회 홈페이지에도 올려 다함께 반면교사로 삼게 합니다. 여기 ☞ 
 
*** 오직 한 길만 달려온 목회자로 은퇴하면서 아무리 힘들었어도 은혜롭게(?) 내려 놓아야 한다고 선배들께서 권고하십니다.
 
*** 정말이지 그러려고 수도 없이 마음을 고쳐 먹었었는데, 무슨 일이든 한 1천 번은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모자란 나에게 또 다시 한계 상황 곧 임계점에 이르게 하는 일이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 그래서 나는 이런 기막힌 상황들이 한국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상세히 진술하고 공유할 소명감으로 마음을 정말 굳게 먹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게 은퇴 이후 나의 주된 사역 중 하나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 다음 칼럼에서는 우선, 이 교회에서 지난 50년 동안 줄곧 발생해 온 '재정 관리' 문제: 분명히 말하건대 이는 단연코 교회/당회에서 권징으로써 재발을 방지하고 기필코 회개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안이 현재 교회 통장과 회계장부 기록 대로 올려질 것입니다.

강렬한 어떤 희망도 두지 않고
변화를 위해 진력하지 않는
이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요즘 한국 사회에서
우울증보다 심각한 증상, 번아웃